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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에드 맥베인.로런스 블록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12월
평점 :
에드 맥베인 . 로렌스 블록 외 (지음) | 오토 펜즐러 (엮음) | 북스피어 (펴냄)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로 내가 선택한 책은『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다.『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오토 펜즐러가 운영하는 뉴욕의 명물 '미스터리 서점'을 배경으로 에드 맥베인 등의 유명 추리 소설 작가들이 펼치는 크리스마스 사건을 다루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하면 흔히 즐겁고 따뜻한 이야기가 연상되겠지만, 이곳에서는 살인, 사기, 절도 등의 사건이 일어나고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다양한 대상들이 등장한다. 특히 살인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산타 복장한 이들이 다수 나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각 단편들마다 작가들이 간략히 소개되고 있다. 책 중간에 오토 펜즐러의 부인 소설도 실려있다. 대형 서점에 밀려 점점 위축되어가는 전문 서점의 현실적 측면도 살짝 언급하면서 추리 소설 마니아층의 초판본에 대한 크나큰 애착? 애정? 을 가지고 있음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초판본의 실질적 거래 금액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에 해당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 실로 휘파람을 절로 부르게 했다.
각 단편들은 공통적인 공간 미스터리 서점과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공통적인 시간을 갖는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허구의 인물 오토 펜즐러씨가 등장하며, 초판본 때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문제를 추리해서 해결 한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앞서 추리 소설에서는 꽤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의 작품이 언급되거나 작품 속 주인공들이 등장해서 소설 흐름의 한 축을 쥐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평소 추리 소설을 애정 하는 마니아층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어도 소설을 읽고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각 편에 실린 추리 소설 속 작가 혹은 주인공에 대해 잘 아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추리 소설의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이랄까...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흥미로운 스릴러를 기대하고 읽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잔잔한 흐름의 이야기가 몰입도를 조금은 떨어뜨릴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찰스 디킨스의 미완성작 작품에 대한 언급이라든지, 렉스 스타우트 작품에 탐정 콤비로 나오는 네로 울프와 아치 굿윈의 언급이라든지,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미국에서는 칼네 해변의 살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되었다든지... 와 같이 역사 속 추리 소설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읽는 재미도 꽤 쏠쏠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와... 이리도 유명한 작품의 소설들이 많았다니... 그런데 읽어 본 작품이 별로 없구나... 이거 하나하나 찾아서 읽어보면 너무 재미있겠다는 싱싱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초판본에 지대한 관심과 소장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된다. 초판본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이 죽고 그리고 죽인 사람을 추적해 가는 구성 방식... 여기서 사건을 해결하는 등장인물은 보스가 되기도 하고 어린아이가 되기도 한다. 그것도 약간 유머러스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고나 할까? 이런 점도 이 미스터리 책의 매력 중 하나라 볼 수 있겠다.
아무튼 이번 소설은 추리 소설의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이었다. 평범한 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라면 그리고 추리 소설에 대해 좀 더 깊이 그 역사와 좀 다양한 스펙트럼을 알고자 한다면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