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아서 P. 시아라미콜리.캐서린 케첨 지음, 박단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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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P 시아라미콜리 & 케서린 케첨(지음) ㅣ 위저덤하우스 (펴냄)




이 책의 저자는 35년 이상 환자들을 상담해온 임상심리학자로, 현재 하버드대학 의대에서 임상심리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우선 저자의 약력을 간단히 밝힌 이유는 이 책은 '용서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랑하는 동생 데이비드가 있었다.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청년이었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한다. 그런데 대학을 진학 한 이후 중도 자퇴를 하면서 그의 인생은 추락하기 시작한다.


마약 중독자였던 동생은 마약을 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금단 현상으로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사건이 발생된다. 그의 지인 몇 명이 그를 꼬드겨 밤에 도둑질을 할 테니 운전만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범죄가 발각된 이후 그의 보석 신청은 어렵게 되었고, 종신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감옥에 갇힐까 겁이 났던 동생은 고국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떠난다. 그리고... 저자와 동생이 마지막 통화를 한 그날... 데이비드는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게 동생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한 채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다.


이 이후 저자는 '공감'이라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동생이 그렇게 떠나버리자 남은 가족들이 받은 충격과 상실감은 이뤄 말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 또한 저자는 교수직을 그만둘 정도로 업무에 지장을 받게 된다. 사실 장례식 날 그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장례식이 끝나고 한두 달이 지나자 도저히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죄책감과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다. 동생은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왜 쉽게 져버릴 수 있었는지, 어째서 그는 가족들이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필자는 심리학 관련 일을 하면서 동생의 심각한 상태를 조금 더 일찍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렇게 자책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된 경위를 하나 둘 밝힌다. 책은 약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고 책 중간 부분은 '공감'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이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서술되고 있다. 그래서 다소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 어렵다는 것은 책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어려웠던 점은 이것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라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흔치 않은 경험자가 만이 책을 읽게 된다면 분명 저자의 글이 색다른 의미와 깨우침으로 다가올 것이라 예상해 본다. 우리는 경험하지 않은 일은 상상의 나래로 이해할 뿐이다. 그만큼 경험의 유무는 누군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차이를 준다고 생각한다. 


공감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사실, 하지만 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죽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하며 산다는 사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진정 바라봐야 공감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찬찬히 풀어내고 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만약 그가 '공감'에 대해 지금처럼 그때도 알았더라면 동생의 죽음을 미리 막았을 것이라 단언한다. 그리고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었던 이 모든 근원의 힘이 바로 진정한 공감에 있었다고 말한다. 공간은 대립과 갈등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는다. 


동생은 자신이 저지른 온갖 부정한 행위들 그리고 그 행위들로 인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동생의 아픔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필자는 동생의 죽음 이후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감'을 익히고 실천하면서 그는 더 이상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용서했으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다짐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위기의 이웃들 혹은 그런 실수를 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알려서 용서받기를 희망한다. 


사려 깊은 행동과 소통을 통해 공감은 보이지 않는 끈이 되어 인간을 인간에게, 이웃을 마을에게, 공동체를 나라에, 국가를 이 행성에 연결해준다. 공감이 창조한 연결을 통해 세상은 더욱 친근한 장소로 변모한다. 소속감이 외로움을 대체하고, 낯선 사람들이 덜 생소하게 보이며, 방어 태세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희망이 절망을 대신한다. 의심은 믿음에 길을 내어주고, 원망은 희미해지며, 두려움과 고통으로 닫혀 있던 우리의 가슴은 용서의 가능성을 향해 다시 열린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힘이자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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