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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 한국 영화계를 주름 잡던 영화배우 강형모! 그는 애인인 서미진에게서 카톡 문자 한 통을 받는다. 그녀는 집에는 여행용 캐리어를 마두역에 있는 상가로 가줘다 달라고 부탁한다. 사전에 일언반구 없이 여행을 떠나버린 미진! 안 그래도 이번 달까지 막아야 할 돈을 어떻게 빌릴까 고민하던 차에 그녀가 말없이 떠나버린 것이다. 집 안에 들어서니 지난주에 왔을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현관에 놓여 있는 큼지막한 여행 캐리어 세 개는 조그만 열쇠에 채워진 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겨우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온 그는 마침 경비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경비 아저씨는 그가 영화배우임을 알아본다.
서미진이 새로 짓고 있는 8층짜리 건물은 건축 자금의 절반을 대기로 한 동생, 서욱철이 돈을 못 구하는 바람에 중단되고 말았다. 강형모는 그곳으로 캐리어를 운반하다 뒤늦게 그녀와 만날 약속을 정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는 한껏 짜증을 내며 서미진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전화벨 소리는 그의 가까운 곳에서 울리고 있다. 설마........
도대체 누굴까?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일까? 혹 나머지 두 트렁크에도???
그는 한때 잘나가던 영화배우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그의 성공은 곧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가서는 안 될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차츰 명예도 인기도 부도 그를 떠났다. 그러자 그는 법을 어기는 일에 손대는 것조차 서슴지 않게 되었다. 그의 삶은 그 끝을 모른 채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였다. 그렇게 살아온 강형모에게 원한을 가질 만한 인물들은 많았다. 그의 사채 빚과 검은 집단과의 관계 그리고 문란한 사생활까지... 만약 이 일이 언론에 알려진다면? 그는 다시는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된다. 서욱철이 누나 서미진을 실종 신고하기 전까지 어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72시간!!! 그것만이 그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2020년 12월 3일 전국에서 고3 학생들이 수능을 쳤다. 코로나 때문에 수능 기간이 늦추어지면서 치른 시험이었다. 시험이란 것이 너무 길면 사람의 진을 빼놓는다. 나 역시도 딱딱한 도서들만 접하다가 정명섭의 추리 소설을 만나니 그 재미에 홀딱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뭔가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책장을 넘기는데 속도감 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고3 수험생들에게는 휴식 같은 도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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