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링 - 집을 온전히 누리는 법,
애나 맥거번 지음, 샬럿 에이저 그림, 김은영 옮김 / 유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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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링 ㅣ 애나 맥거번 (지음) ㅣ 김은영 (옮김) ㅣ 유영 (펴냄)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 같은 책

 

 

이 책의 저자 애나 맥거번은 BBC에서 디지털 프로젝트 관련일을 하고 있다. 아이 셋과 고양이와 개를 키우던 그녀는 새 일터를 구하던 중이었고 인터뷰 기회 조차 언지 못하자, 기존 근무처에서 일주일 중 하루를 휴가 내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결정한다.

 

그녀는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소박한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를 누렸으며, 포터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포터링은 정해진 계획이나 이렇다 할 목적 없이 무언가에 즐겁게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즐겁다는 것은 '편안함'을  의미하고 '계획이나 목적이 없다'는 것은 '자유'를 말한다.

 

포터링을 옮긴 김은영 번역가의 문체 선택도 책을 편안하게 받아들 일 수 있는 한 요소였다. 순간 나도 이런 해요체를 사용할까?라는 유혹이 살짝 찾아 왔다. 아무튼 옮긴이는 애나의 편안한 글 느낌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아마 이런 노력들 덕분에 나는 말 그대로 포터링의 의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리라...


여기서 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풀어놓으려 한다. 마흔이 넘어서 맞이한 내 삶은 다소 포터링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평단 활동을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는 내가 조절을 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며... 이전의 규칙적이었던 생활 패턴이 많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생기는 나에 대한 짜증이기도 하다.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고, 순전히 내가 선택해서 내린 결정인데... 이는 나의 욕심이 크게 한몫했다.

 

서평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코로나19가 원인이기도 했고, 더 깊게는 초등학생 딸의 공부를 엄마표로 진행해보자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시작이 왜 하필 서평단이었을까?

 

나는 전문가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좋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전문가의 견해에 부정적인 생각은 없다. 아무튼 이런 과중 업무?에 시달리던 중 만난 포터링은 말 그대로 사막 위의 오아시스였다. 포터링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고, 휴식이 되었고, 즐거움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애나는 우리의 삶이 디지털 기기에 의해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의미 없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생각한다. 정보가 차고 넘쳐서 정작 필요한 정보는 제대로 획득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문명의 이기를 살짝 밀어 놓고 소박한 즐거움을 가져볼 것을 제안한다. 포터링과 비슷한 힐링법이 마음 챙김이나 요가, 명상 등이 있다. 모두 습관들이고 시간 내서하면 좋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우리의 심적 부담을 안겨주는 부분이 있다. 예로 요가 시간에 맞춰 운동복을 챙기고 차를 타고 운동 후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하는 모든 과정이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번잡함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포터링을 같은 선상에 두고 본다면 정말 비교가 된다. 포터링은 이런 과정 자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과정이 복잡하다면 잠시 쉬어가면 된다. 어떤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포터링은 그냥 무심코 하는 소박한 행동을 말한다. 나의 경우에는 열심히 책을 보다가 베란다 미니 화단에 있는 상추들의 푸른빛을 잠시 바라보는 것이다. 요번주에는 올 봄에 시장에서 데려온 화분에서 핑크빛 작은 꽃들이 피었는데, 그것만 바라봐도 나도 모르게 웃음 짓게 된다.

 

잠시 강아지랑 산책을 하는 일, 깨끗하게 이불을 빨고 침대에 깔아 그날 밤 누릴 편안한 잠자리를 생각하는 일 등이 애나의 주장에 의하면 나의 포터링에 해당된다. 나는 언제든지 애나가 제안한 포터링을 수용할 마음이 있다. 그것은 바쁜 일상을 속에서 오롯이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며 그 시간은 잘 해야 될 필요도, 목표도 없는 마냥 편안함과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나는 그녀의 포터링 제안이 좋다. 그녀가 제안하는 방법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그 소박함 속에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애나가 제안하는 포터링 방법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분명 실망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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