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고전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청동시 시대의 다양한 생활과 문화 그리고 전쟁 기록의 중요성이였다. 먼저 청동기 시대는 인간의 운명을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관심사로 본 듯 하다. 그들은 전장에서의 죽음과 승리를 신의 결정이다라는 순응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둘째 이 이야기에서는 전투를 벌이는 공간적 배경이 들판, 방벽, 함선, 강변, 성벽 아래 등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헥토르가 그의 자존심과 용맹함을 무기로 전우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어리석은 모습을 통해 전장의 장수의 판단력이 부하들의 삶과 죽음에 지대한 영향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스 최고의 명장 아킬레우스가 버젓이 건재하고 있건만,,, 헥토르는 부하의 조언을 무시하고 성안이 아닌 강변에서 싸우기를 고집하다가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셋째 당시 장례식을 통해 인간도 제물로 바쳐졌으며, 그리스인 친자녀 역시도 예외일순 없었다는 역사적 사건을 접하면서 고대인들의 신에 대한 생각을 엿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주 긴 전투 장면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웅장하며, 우리의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리얼한 전투 장면은 한여름 더위를 물리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리아스』는 전쟁을 이야기 하면서 전쟁이 주는 참극 또한 알려주고 있다. 전쟁에 있어서 참된 승자는 없으며, 칼로 일어난자는 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교훈도 안겨주고 있다. 전장에서 패한 쪽은 남자들은 살해되고 여인들은 노예가 되며, 어린 아이들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묘사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단순한 전투신의 이야기들로만 열거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희노애락과 신들의 모습 그리고 청동기 시대의 전투 장면을 통해 후대들에게 교훈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주는 매력적인 책 『일리아스』 이번 생애에 꼭 읽어 보시길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