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집안청소는 막노동이다. 청소라는 게 한두가지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진공청소기로 거실이며 방이며 베란다를 깨끗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한번 흝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확인 사살 차원에서 물걸레로 지그시 누르면서 한번 더 밀어주어야 티끌이 남지 않는다
싱크대쪽으로 와서는 설겆이가 기다리고 있다. 집안일 중에서는 제법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냄비 큰것 한 두어개 정도 쌓여져 있으면 이것도 무시못할 체력이 한껏 소모되기도 하는데
특히 곰탕이나 고깃국 종류의 기름기가 묻어 있는 오래된 냄비의 경우에는 최고의 난공불락이다
퐁퐁이나 트리오를 동원해서도 한번에 잘 제거되지 않을 뿐더러 물로 몇번이라도 헹구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베란다로 가서 빨래 정리를 해야 한다. 일단 세탁기에서 막 씻은 빨래를 꺼내어서는
빨래대에 옆에 두고 이미 마른 빨래를 거실로 가져와서 차곡차곡 정리하는 작업인데 예상외로 힘든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물건 제자리에 갇다 놓기다. 매번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다
아이에게 여러번 주의를 주고 교육을 시키고 하였지만 아이는 그것은 부모의 할 일이라는 반응이다
게다가 와이프는 간혹 남의 속도 모르고 애보다 내가 오히려 마구 흐트려 놓는다고 한마디씩 거든다
이 일은 족히 1시간 정도는 잡아야 겨우 어느정도 땟갈이 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힘만 들이고만다
지금 나에게는 이런 집안일 청소라는 숙제가 남겨져 있다. 4시까지 완료해야 하는데 1시간 남았다
슬슬 움직일 시간이다. 집안의 영구적인 평화와 화목을 위해 나는 막노동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