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순식간에 동지가 되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목격한다
이러한 변신은 모두가 상대적인 것이라서 한쪽에서는 배신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귀순이라 부른다
그런데 때때로 그의 배신 또는 귀순의 명분이 너무 보잘 것 없고 그러면서 내놓는 말은 너무 초라하다
모든 게 상황논리가 지배하며 그때와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바뀌어서 부득이하게 자신도 바뀌었단다
그냥 솔직하게 그리고 대범하게 지금까지 내 생각과 행동은 잘못되었으니 이에 깊은 반성을 하며
앞으로는 두번 다시 같은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처절하게 살아가도록 하겠다! 이게 진지한 모습이다
그러나 나는 보지 못했다. 자기 잘못햇다고 진정으로 반성하는 배신자 또는 귀순자를 본 적이 없다
전부 다 자기는 잘못이 없는데 시대가, 상황이, 주변 여건이 자기를 변하도록 만들었다고 변명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몰염치는 오히려 약과다. 앞으로 벌어질 사태에 비하면 차라리 애교에 불과하다
나는 두렵다. 배신을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 인간들이 과거 자신의 동료 죽이기를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배신은 배신을 부르니 그래서 나는 두번 다시 더 배신하지 않겠노라며 그 확실한 증거를 보이기 위해
그는 한솥밥 먹던 시절에 알고 지내던 시시콜콜한 사실까지도 마치 굉장한 기밀인냥 과장하면서 말이다
무섭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진실과 정의를 자기 마음먹은 대로 왜곡하고 조작하는 인간의 작태가 말이다
너무나 쉽게 진실은 무너지고 정의는 불의앞에 너무나 간단하게 쓰러진다. 세상에 심판관은 있을까?
언제까지 이러한 사실을 목격하면서 나는 괴로와하고 또한편 참을 수 없어 욕을 퍼부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