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이 종전의 설과는 내게 다른 무엇이 있다. 그것은 술과 관련된 것이다

나는 이번 설에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다. 차례 지내고 난 뒤의 음복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계량적으로 대충 헤어려 볼 때 소주 세잔 장도였다고 할까? 극히 적은 양이다

종전의 설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술마시는 날에 지나지 않았다. 밥늦게까지 마시고

다음날 늦게 일어나 해장국 한그릇에 또 반주 한잔 곁들이면서 취하게 되고

그러다가 친척들이 서로 취한 채로 헤어지는 날이 설 연휴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설은 음복외에는 술을 하지 않았다. 나도 마시고 싶지 않았고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술 권하는 사람을 폭군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래고 명색이 설인데 술이 빠지니 왠지 섭섭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이런 전통이 이번에 그칠지 아니면 계속해서 이어질 지 다음 추석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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