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든 뭐든 간에 고비라는 것이 있다. 물론 고비는 잘 넘겨야 한다
실컷 잘해오다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는 그것이 고비인지 아닌지 잘 분간하지 못하는 수가 많다
바깥에서는 그 고비가 잘 보이는데 안에서는 무엇에 홀렸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도 고비를 맞고 있다. 물론 나의 경우는 내가 지금 고비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는 새삼스러운 각오도 해본다. 하지만 어제는 그렇지 못했다
부위가 어디든 간에 병이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래야 약도 잘 듣고 또 잘 챙겨 먹을 수 있다
나는 어제 약대신에 소주를 마셨다. 그저 단순한 악화가 아니라 치명상이다
그 역효과는 그대로 몸에 나타난다. 입술의 흉물은 조금 더 확장된 듯이 보인다
이제는 어디가서 변명도 못한다. 이렇게 길게 끌어가는 것은 순전히 내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