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나의 흉한 몰골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출근할 때에는 이까짓거 하며 그냥 있는 대로 생할하려고 했는데

문득 거울을 통해서 비쳐지는 내 모습은 나부터 우선 쉽게 보아 넘기기가 어려웠다

주변의 동료들을 생각하니 그냥 맨 얼굴로 나설 수는 도저히 없었다.  나는 공해같은 존재였다

하루종일 정면으로 그들을 응시할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물론 그들도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장롱이며 옷장이며 다 뒤져서 오래된 마스크 하나를 챙겼다. 쓸만했다

평소에 이런 것들은 그저 거추장스럽게만 생각해왔던 지라 여간 신경이 거슬리지 않았다

숨 쉴때마다 콧김이 새어 나와 안경을 뿌옇게 흐리게 만들었다. 입술에 발라놓은 약도 다 묻었다

참으로 번거롭고 성가시고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내가 왜 갑자기 이렇게 살게된 것일까?

오늘 하루에 나는 이런 짓을 도대체 몇번이나 하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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