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상조 하면서 서로 같이 살아가는 공생관게가 아니다
서로는 서로에 대해 오로지 타도하여야 할 대상일 뿐이다
이 세상은 서로가 없으면 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각자 생각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그런 긴장관계가 오랜동안 지속되다보니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상대방이 없어지면 자신도 존재의 근거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각자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영원토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젠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되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서로 합쳐지는 동지가 되기에는 그들은 처음부터 너무 달랐다
다만 지금까지의 긴장을 겉으로는 유지하면서 속으로는 표시 안하게 나눠먹는 관계를 정립한 것이다
그래서 때되면 적당히 투쟁하고 농성하다가 결국 흐지부지 없던 일로 해놓고서는
그런 다음 철저하게 그 반대급부를 나눠 가지면 사이 좋게 지내온 것이다
지금 이 땅의 노조라는 것들이 사용자와 유지하는 관계가 딱 이런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