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자마자 아이는 바깥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자고 한다. 대단한 환호성이다
나는 아직 눈이 쌓일려면 멀어서니까 좀 더 기다려 보자고 말한다
아아니 내리는 눈을 한참 동안이나 쳐다보다가 이제는 나가자고 한다
나는 바람도 심하게 불고 있으니 자칫하면 감기가 드니까 바람이 약해지면 나가자고 한다
아이는 한참동안 바람을 쳐다보고 있다가 바람이 언제 그칠줄 모르니 그만 나가자고 한다
나는 좀더 기다리자며 그래서 약해지면 아빠하고 같이 나가자고한다
그런데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눈은 계속해서 자꾸만 내린다.
아이는 조르다가 계속해서 내가 거부만 하니 더 이상 조르지 않고 딴 짓을 한다
이윽고 오후가 되어 같이 나가보니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내린 눈을 치우고 있었다. 거기에서 눈사람 만들며 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 생각만 하다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다. 아빠로서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