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 깊고 아이도 자지 않고 눈을 멀뚱거리며 여러가지 일을 하느라 분주하다
자라고 해서 잘 아이가 아니다. 놀다가 몸이 지쳐야 비로소 잠드는 아이다
밖에는 바람이 몹시 불고 있는데 난데없이 와이프는 순대 좀 사 오라고 한다
아이도 옆에서 듣고 있다가 합세한다. 가족을 위해서 한몸 희생하라고 야단이다
이 시간에 순대 파는 곳이 어디 있냐고 일단 거부하였지만 오래 못간다. 바로 앞에 있단다
할 수 없다 이것은 내일이다. 어차피 맞을 매라면 일초라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
골고루 섞어서 사오라며 와이프는 한마디 거든다. 어쩌면 떨이라서 많이 줄지도 모른단다
왔다갔다 하는 데 한 10분이면 될 것 같다. 까짓거 10분 수고하고 아빠 노릇 한번 해보자
그런데 사실 나도 입이 근질거리는 게 야식을 먹고 싶었는데 은근히 잘됐다는 생각은 했었다
개성순대니 북한식 순대니 해도 내 입맛에는 그저 보통순대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