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를 하다가 아주 오래되었거나 혹은 관리를 잘하지 못해 빛바랜 책을 본다

검은 곰팡이가 책의 외피를 흉칙하게 덮고 있는 것이 보기에 영 개운치가 않다

한동안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던 시절에 아무렇게나 방치한 결과다

습기가 가득찬 그곳에 몇년씩인지도 모르게 함부로 나딩굴도록 내버려 두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마음의 길등이 생긴다. 저 책을 책장에 그대로 놓아 두느냐 아니면 페기처분하느냐이다

나 어려울 때 돈 아껴가며 모은 것으로 장만한 책들이기에 정이 가는 것은 틀림없지만

부패 정도가 상식을 넘었다. 책장과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관 자체에 문제가 있는 책이다

일단 폐기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였지만 선뜻 내다 버리기가 쉽지 않다. 한 30권 된다

이 책을 통하여 쌓아온 나의 마음의 양식이 일순간에 쓰레기로 변하는 느낌이다

그간 공들여온 시간과 비용과 그리고 보잘 것 없지만 나의 정신까지도 황폐화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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