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쉬는 토요일이다. 그래서 오늘이 참 술마시기 좋은 때이다
양껏 마시고 취하고 한바탕 놀아도 내일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을 은근히 기대했는데 다들 연락이 없다. 내 마음 같지 않아서일까?
그렇다고 여기저기 전화해서 애처로운 신세를 사방에 알릴 용기도 없다
조용히 집으로 돌아와 밥 먹고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있는데 드디어 전화벨이 울렸다
한잔하자며 빨리 나오라고한다. 이 화상은 뭔데 지금 전화해서 한껏 기분내고 있는지...
당연히 나는 못 나간다. 일단 집으로 돌아온 이상 외출은 금지되어 있다
아이와 와이프가 나의 외출을 온전하게 방치할 이유도 없거니와 나부터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밥 먹고 물 마시고 배는 잔뜩 불러 있는데 그 속에 또 무엇이 들러갈 리가 없다
그러면 오늘 한잔 샀다면서 전화 끊는 인간이 미워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