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구이는 보기에도 맛있게 보이고 실제 먹어보면 맛도 그만이다
숯불위에 석쇠를 얹어놓고서 팔딱팔딱 뛰는 장어를 살며시 놓으면
지글지글 장어익는 소리와 함께 생동감있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장어의 모습에서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느끼게 된다. 그런 다음 적당히 익은 것들을 고루고루 양념발라서
다시 석쇠위에 얹아 놓고서는 아무거나 손 가는대로 먹으면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맛이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한잔 들이키는 소주는 그야말로 세상 시름을 잊게 해주는 명약이다
가끔씩 보면 손님에 대한 서비스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주방에서 구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가격도 비쌀 뿐더러 직접 구워서 먹는 맛을 앗아버린다. 자기가 구워야 제맛이 나는 것이 장어다
돈은 돈대로 버리고 맛은 맛대로 버리는 우둔한 짓은 하지 말지어다
어제 먹고 하루밖박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먹고 싶다. 물론 소주한잔 곁들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