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누구못지 않게 설거지를 잘 한다. 한마디로 이골이 났다

그릇 종류별로 물과 손놀임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다

그리고 퐁퐁이니 트리오니 같은 세제의 양과 수세미의 종류도 구분해서 처리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그런 기술을 습득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성을 다한다. 남들은 한번 행구고 말 것을 나는 서너번은 더 행군다

내가 처리한 그릇들은 거짓말 조금 더 보태면 광택이 난다.  빛이 나서 조명기가 된다

와이프가 방치해 놓고 간 그릇들을 설거지 처리했다. 제법 많은 양이다.

연휴때 와이프는 설겆이를 한번도 하지 않고 오늘을 기해 나에게 모두 떠넘겨버렸다.

그렇지만 나는 즐겁다. 와이프의 잔소리를 잠시나마 덜 수 있다면 이까짓 설거지는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남는 장사를 했다. 와이프는 아마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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