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외할머니댁에 가고 싶단다. 할머니가 보고 싶단다.
내 아이가 언제 이렇게 훌쩍 커버렸는지 나도 한번씩 깜짝 놀란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일주일 정도 자고 올거란다. 방학내내 말이다
외할머니 집에는 재미있는 놀잇감도 없고 보고싶은 텔레비젼 프로그램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해주었지만
아이는 외할머니 만나러 가기때문에 그런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단다
일주일 떨어져 있으면 아빠가 보고싶어 울면 어쩔려고 그러느냐고 은근슬쩍 떠보았지만
자기 보고 싶으면 날 더러 직접 외할머니집에 오란다. 아이는 확고하게 집을 떠날 모양이다
심심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장난감을 한두개씩 챙기며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아이의 정신이 이처럼 자라고 강해졌는지 그저 기특할 뿐이다. 내일 아침 떠날거란다
소풍 전날 뒤척이는 아이처럼 아이는 신이나서 잠잘 생각을 안하고 촐랑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