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실에 쥐 한마리를 발견하였다. 아주 조그만 새앙쥐다
나는 쥐를 무척이나 두려워한다. 남자가 무슨 쥐가지고 그러냐고 타박주어도 할 수 없다
무서운 것은 무서운 것이다. 우선 그 잽싼 속도감이 나를 무지하게 위축들게 만든다
그리고 거무스름한 빛깔의 거친 듯한 몸에 난 털은 저절로 날 움츠러지게 한다
그런 놈과 같은 룸에서 밤을 지세워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너무 불편하게 만든다
내가 오늘 쥐를 발견하였다면 내 보다 먼저 당직한 인간들도 쥐를 보았을 것인데
어떻게 제때 처리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 것이 마냥 떨떠름했다. 다들 쥐에 무덤덤한 모양이다
쥐는 자주 벽난로 뒤를 왔다갔다 하며 나의 신경을 건드렸다. 정말 자극이 무엇인지 아는 놈이다
다만 벽난로를 박차고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그게 요즘 회자되는 소위는 상생의 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불행해진다. 나는 몸을 한번 더 움직여야 하고 쥐는 아마 마지막 밤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