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한다. 아이가 이제 유치원을 졸업하니 사진 찍어 오란다
유치원에서 지정한 사진관이 제법 집에서도 그렇고 유치원에서도 멀다
아이와 와이프는 다를 맵시를 내며 신경을 쓴다, 나는 그냥 평소 차림이다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것은 내 천성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지어야 하는 어색한 미소와 포즈
전혀 내 생리에는 맞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무슨 사진을 그렇게 찍어대는지.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별반 다를게 없는 사진인데도 주구창창 사진을찍어대는 모습이란...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러 사람들 대부분 보면 사진 찍고는 그 다음이 가관이다
남길 거 남겼으니 이제 할 것은 음주가무다. 먹고 마시고 부르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제발 오늘 좋은 사진사 만나서 한번에 끝내야 하는데 걱정이다. 이것저것 요구하는 사진사는 정말 짜증난다
좋은 사진사란 별 게 아니다. 더 이상 수고스럽지 않게 단 한칼에 모든 어색함을 마무리 짓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