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말하는 과거는 소위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과거가 아니다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왠만하면 그냥 세월에 묻혀 아무도 모르게 흘러갔으면 하는 과거다
누군들 과거가 없으랴! 가슴속에 깊이 묻어두고 있는 과거는 있기 마련이다
그 과거와 현재는 항상 부딪힌다. 다 미래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모순이 있을 수가 있나.
한쪽은 과거에 발목 잡히고서는 한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며 그냥 넘어가고자 한다
다른 한쪽은 과거에 대한 정확한 규명없이는 새로운 미래는 올 수 없다고 한다
숨기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가 지금 싸우고 있다. 당연히 숨기려는 자가 더 필사적이다
밝히면서 동시에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는 없는 노릇일까?
두렵다. 과거 밝히기에 실패한 현재는 다가올 미래에는 다시 밝혀야 할 과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