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우면 사람은 늘어지기 마련이다. 열대지방 사람들은 안 그렇겠지만.
몸도 마음도 지치고 좀처럼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신록은 더 푸르러 가지만.
왠만하면 대충하면서 여름 시즌을 지나쳐 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피서지 상인은 돈독이 오르겠지만.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한가롭지가 않다. 천망장자 또는 백수건달은 예외지만.
일은 시시때때로 찾아와서는 사람을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 찾아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군다나 남들은 그저 그렇게 엔간히 하면서 끝낼 수 있는 일인데도
유독 자신만이 과중한 일을 맡는 경우에는 그 스트레스란 감당하기 힘들다.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정말 억울해 죽을 지경이다. 별 티도 안나는 일거리를 덥썩 물고서는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다. 두가지 다 죽을 맛이다
그렇다고 그 고생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다들 피한다. 미안해서다. 고소해 하기도 하더라.
어서어서 지금이 후다닥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