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나는 나 자신을 스폰지가 아닌 채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사람관계에서 말이다
물을 한껏 빨아들이는 스폰지는 오는 사람, 만난 사람을 다 자기것으로 만든다
채는 그렇지 않다. 기껏 물만 적시고는 자기안에 가두지 못한고 만다
나는 악착같이 사람을 사귀지 못하며 또 전략적으로 내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
그냥 좋고 싫다는 자연적인 느낌과 판단에 따라 대할 뿐이다
그가 떠나갔다면 서운해 할지언정 내곁에 꼬옥 있어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가 내게로 온다면 그저 반갑고 고마움을 느끼지만 열광적으로 환영해주지는 못한다
나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생겨먹어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내사는 곳의 전반적인 성향이 다 이래서인지 나도 풍토병에 걸려버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