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우면 모든 것이 귀찮다. 사람만나는 것도 귀찮다. 그러나 안 만날수는 없다. 나도 살아야 하니까.
아저씨들은 만나면 그냥은 도저히 이야기가 안된다. 일단 술이 한잔 들어가야 한다. 그게 생리다
그런데 더운 날에 술집 잘못 선택했다가는 아주 혹독한 곤역을 치른다. 돈과 시간 날리고 기분 망친다
고기 좋아한다고 무작정 고깃집에 들렀다가는 그 순간 바로 불가마에서 찜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날 더운 것도 미치겠는데 바로 앞에 숯불 두고서 고기먹고 술마시면 사람 화악 돌아버린다
열기는 어디 내 앞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사방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합해지면 그 시너지 효과란!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마늘 잘못 씹어 입안이 얼얼한 상태에서 땡초라도 하나 씹어놓으면......
그렇다고 호프집도 대안은 못된다. 차디찬 호프도 한 30분 정도가 한계다. 그 이상 넘기면 차가움은 없다
500CC 두잔 정도까지는 차가웠던 호프는 이를 초과하면 미적지근해져 마시는 일이 고역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주문하기 귀찮다고 3000CC 정도 되는 피셔를 일치감치 시켜 놓으면 다 마실 때까지 고생이다
내가 보기에는 여름철에는 일식집이 가장 무난하다. 물론 돈은 조금 더 부담할 각오를 해야한다
기본적으로 시원하다. 에어콘 전부 틀어준다. 에어콘 안 틀어주는 일식집은 이미 일식집이 아니다
일식집에서 딸려나오는 갖가지 음식들은 기본적으로 냉기를 쐬어야 한다. 그래야 신선하고 맛도 있다
그래서 여름철 일식집은 에어콘 가동이 필수다. 이거 안해 놓으면 이미 일식집 영업을 포기한 셈이다
그리고 술이나 안주나 후식도 부담이 없고,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먹어야 하는 것들도 아니기 때문에
체력도 세이브하고 정신도 산뜻하게 유지하면서 오래토록 먹고 마실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