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는 괴롭다. 아이와 내가 안 맞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간의 피로를 씻기 위해 잠자려 하고
아이는 유치원에서 일찍 돌아와 아빠와 놀려고 한다
나는 최대한 아이와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는 하지만
저절로 감기는 눈은 어쩔 수 없다. 통제 밖이다
아이는 소리치고 윽박지르며 눈이 감기는 나를 줄기차게 간섭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이렇게 있다
아이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는 신체의 피로는 나로서도 어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