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에 대한 깨끗한 인정이다. 되돌릴수 없는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의미로 쓰이는 것은 패자가 너저분한 항의없이 패배를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승복이다
그것은 승자에 대한 예의이고 축하인 동시에 패자의 추함을 감추으로써 가치를 더한층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승복은 승자와 패자가 다 함께 승리하는 윈윈게임이다. 아름다운 승부이며 결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도무지 승복의 문화를 찾아볼 수가 없고 멋진 승복자가 없다
자기는 당연히 이겨야만 하고 남들은 하나같이 마땅히 패하여야만 정의이고 순리이며 제대로 된 질서다
자기가 패한 것은 지극히 불공정한 것이고 남이 패한 것은 공정한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서로 고심하고 합의하여 룰을 만들고 만들어진 룰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제3자의 감시를 통하게 한 후에
똑같은 조건과 환경속에서 당당하게 능력껏 겨루어 승부가 갈라지게 되면 그것으로 끝나야 한다
더 이상의 절차는 필요없으며 더 이상의 승부는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변명은 초라해질 뿐이다
불복은 세상의 원칙과 상식을 훼손하게 만들어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관과 질서의 몰락을 유발한다
불복은 시간을 허비하게 하고 돈과 정력을 낭비토록 하며 다같이 더러운 이전투구에 매몰되도록 만든다
결국 불복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을 불신토록하여 마침내 인간답게 사는 것을 가로막는다
게임은 한정되어 있다. 내가 이길 때까지 영구히 싸워야 한다면 어떤 싸움도 끝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뼈에 사무치도록 아프지만 그래도 승복함으로써 우리는 전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