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왠만하면 아이에게 화내지 않는다
성질대로 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 대부분 꾸욱 참고 산다
하지만 아이에게 단단히 일러두는 것은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한가지는 책에 관한 것이다
아이가 책을 소홀하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제법 위엄을 띠며 나무란다
어제는 아이가 목욕하고 머리닦은 후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수건을 말린다고
선풍기를 틀어 바람을 맞히고 있는데 수건위에 책을 놓아두었다
선풍기 바람에 수건이 날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나
그 바람에 책의 표지에는 물이 스며들어 흔적이 생겨버렸다
아이에게 한마디 했더니 오히려 수건이 날라가면 좋겠냐며 꼬집는다
나는 휴지를 가지고 그냥 물기를 닦아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