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송이 장미 - 한국인이 좋아하는 러시아 로망스 베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아울로스(Aulos Media)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러시아는 내게 언제나 차가웠다. 눈과 얼음, 겨울바람, 시베리아 벌판, 오랜 독재시대에 걸친 냉전의 강대국,  그리고 무엇보다 하얀얼굴에 발그스레하게 상기된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러시아 사람들을 대하면 달리 가질수 있는 느낌은 없었다. 단지 차갑다는 것과 그 차가움이 무섭게 느껴진다는 것! 지금까지 나의 의식세계를 지배해 온 러시아에 대한 그리고 러시아인에 대한 나의 감상은 이게 전부였다


하지만 러시아도 사람사는 곳이며 그 사람들 몸속에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차가울수록 그 차가움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은 더더욱 진실된 것이며 따스함에 대한 열망은 한층 더 간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나는 이 음반을 통해서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느리든 빠르든, 경쾌하든 차분하든 결국 러시아 음악에서 뿜어져 나온 온기는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 러시아와 러시아인에 대한 나의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일시에 녹여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이제 러시아가 차가운 나라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따스함은 용광로의 절대적인 뜨거움이나 한여름 뙤약볕의 끝간데 없는 강렬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다 타다 남은 장작불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한토막 숯불의 온기라고나 할까?. 결코 넘치지 않지만 한사람 정도의 차가움을 녹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따스함! 이게 바로 러시아 음악의 따스함이며 실제 러시아에서 나는 이러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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