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메모는 어디까지나 메모라는 생각이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그냥 개인적인 스타일의 문제로만 보았다. 사실 그렇치 않은가. 해서 크게 이득볼 것도 없지만 안한다고 해서 그리 손해날 것도 없는 것들이 세상에는 널려 있는데 메모도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뭐 이런 대단하지도 않은 메모라는 대상에 대해 책까지 내면서 기술이니 뭐니하며 제목을 갖다 붙이는 거에 대해 대단한 광고기술이라 여기면서 아무튼 나 스스로가 워낙이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없었던 지라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었다


엤날에 대우에서 나왔던 광고가 문득 떠올랐다. 바로 탱크주의라는 문구아래 핵심기능이 완벽하게 실행되도록 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솔직히 나는 모든 것이 소프트하고 심플하게 흘러가는 이 시대에 갑자기 웬 탱크냐며 광고기획자의 촌스러움을 비웃기도 하였는데 오히려 이 광고는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고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간 것이다. 생각해보니 소비자들은 생활에 별 필요도 없는 기능들만 복잡하게 구성해 놓고 가격만 올려받는 그런 제품들보다는 살제 없어서는 안될 아주 요긴한 2-3세가지 핵심기능들이 고장안나고 제대로 발휘되는 그런 제품을 더 원하고 있었고 탱크주의 광고는 바로 소비자의 이런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하였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본 책에 특별한 내용은 없다. 어쩌면 본 내용보다 더 뛰어나게 메모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메모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메모를 활용해 업무에 효과적으로 이용토록 할 것인지를 기초부터 세심하게 가르치고 있다. 메모하나 잘하면 인생역전이라는 허황된 메시지가 아니라 지금보다 조금 더 개선된 생활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메모의 핵심요소에 대해 친절하게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목표를 거창하게 잡아 독자들이 따라가지도 못하도록 만든 책보다는 훨씬 현실적이면서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하겠다


요점은 대략 세가지다. 첫번째는 언제 어디서든 메모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무실이든 집이든 아니면 다른 장소든 그 위치를 불문하며 나아가 홀로 걷고 있을 때에도 꺼리가 발견되고 영감이 떠오르면 즉시 메모할 수 있도록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미루지 말고 바로 메모하라는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므로 시간 흐르면 잊어버리게 되니 그때그때 메모해야 찰라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반드시 다시 확인하라는 것이다. 메모만 해놓고 그걸로 끝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나중에 다시 메모지를 꺼내들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따져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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