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주 - Salley Garden
임형주 노래 / 미디어신나라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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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는 세상의 어떤 특별한 지식을 가진 부류의 사람들이 어느 누군가를 향해 칭송하는 말에서 천상의 목소리란 표현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이 최상의 칭송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천상의 목소리라는 칭송을 받은 어떤 이의 목소리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 기회가 닿는다면 꼭 들어보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조수미였고 다짐이 현실로 이루어 지던 날 하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솔직히 다른 소프라노와 비교해서 조수미의 무엇이 그리 유별난지 그리고 무슨 그리 큰 차이나는 부분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없었다. 나의 무식함때문에 그렇다고 욕해도 할 수 없다. 나는 내 입장에서 내 능력의 현실치에서 느끼고 판단할 뿐이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조수미를 비롯하여 성악가가 내지르는 소리는 자연스런운 목소리가 아니고 만들어내는 가공의 소리이다. 성악의 창법에서 연유하는 이러한 목소리 비틀기는 소위 음계를 확장시키고 성량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나는 이런 인공의 목소리 변조행위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가 없다. 독자 여러분들도 조금 더 솔직해 보자. 성악의 고급스런 분위기, 찬란한 무대장치를 뇌리에서 지우고 과연 정말 성악가의 노래에서 테크닉을 제외하고 노래 그 자체에서 여러분이 느끼는 감흥이라는 것이 있는지 말이다. 오히려 노래에서 감동을 찾을려면 성악가 아닌 일반 대중가수에서 훨씬 더 빈번하게,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대중가수들이 자연의 목소리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열창하는 것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것이다


임형주는 심플하다. 요란하지 않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순수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듯이 그는 스스로 그런한 상태에 자신을 맡기며 이를 인위적으로 바꿀려고 하지 않으니 듣는 사람도 자연스럽고 그래서 전혀 부담이 없다. 또한 무엇보다 임형주의 가장 큰 감흥은 맑다는 것이다. 천상의 목소리는 조수미류가 아닌 바로 임형주였던 것이다. 목소리에서 군더더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함은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사자에 다름 아니니 그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천상의 목소리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임형주는 최근에 결정된 나의 선택 중 가장 뛰어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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