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반의 역사 - 역사는 그들을 역모자라 불렀다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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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이라고 하는 것은 현존질서 또는 체제에 불만을 품고 이를 뒤집어 엎고 새로운 질서나 체제를 수립할 음모 또는 그러한 음모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모반을 일으키는 자는 일단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을 바꿀려고 하는 것이다. 작게는 자신의 이익에서부터 무언가 수지가 안맞는 부분이 있으며 크게는 백성의 이로움이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수탈되고 있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그가 느끼기에 지금의 세상은 분명히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도 나서지 않기에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으며, 남이 나서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세상이 너무 뒤틀려 있어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니 결국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명분을 가지고 모반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모반은 결국 실패를 의미하고 있다. 모반이라는 말은 그 모반을 진압한 자가 모반을 일으킨 자의 무모하고 헛된 시도에 대해 붙이는 실패의 이름이다. 그러니 당사자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마음속에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선언하는 이름이다. 자신도 반역으로 집권했을 지도 모를 지배자는 자신의 것은 정당한 것이고 자신 이외의 것은 바로 모반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이야 말로 집권기반을 강화하고 권력의 정당서을 확보하기 위한 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것이든 출발은 똑같이 모반이지만 성공이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숱하게는 역적도 되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보면 모반도 종류가 여러가지 있었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어중이 떠중이 모여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가담한 자도 있고, 자기 또한 이미 충분한 권력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더 큰 영화를 향유하기 위해 덤벼던 자도 있었다. 그런데 역사에 가정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오늘날의 판단으로 먼 옛날의 그 모반이 성공하였더라면 우리 역사는 한단계 전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모반이 있다. 그래서 그 실패가 못내 아쉽고 분하기까지 한 모반이 잇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종류의 모반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절절히 배여 있는 것이고 실패든 성공이든 모두 다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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