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33세 14억, 젊은 부자의 투자 일기
조상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3년 10월

이책을 고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33세라는 말에 현혹된 부분이 있었고 14억이라는 액수에 눈길이 쏠린 구석도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기라는 말이다. 그것도 투자일기이니 이책 저자의 부자되는 노하우가 적나라게 펼쳐지리라는 기대감과 그 노하우를 내가 전수받는다면 나도 금새 부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속에서 나는 이책을 구입하였던 것이다

책의 초반은 어느 정도 나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한 줄거리가 있었다. 오피스텔 투자에서 어떻게 적은 돈으로 매수하여 크게 돈을 불려 나갔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지금 생각하고 보니 무슨 특별한 비법도 아니지만 이 바닥의 생리를 전혀 모르고 있던 나에게는 정말 쇼킹한 장면이었다. 이런 길이 있었다니 참으로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실제 실행에 옮겨 실패할 지 성공할 지 그것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길은 알아버렸으니 조금 배짱을 키워 도전할 수 있는 토대는 갖추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점을 저자에게 감사드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은 이걸로 끝이었다. 저자가 부자이고 그것도 14억이라는 재산이 있으며 더군다나 젊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이 나이에 이런 정도의 재산을 축적하게 되었는지는 일기속에 나와 있지 않다. 일기는 그저 부자가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 버려야 할 생활태도, 그리고 자신의 감상을 적고 있을 뿐 부자되기의 실전 노하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남들이 따라해서 저자가 가져가야 할 몫을 빼앗을까봐, 아니면 부의 축적과정에 무슨 말못할 사연이라도 숨어 있어서 일까? 아무튼 부자되기의 실전 테크닉을 익히는 것은 고스란히 또 독자의 몫으로 남을 듯하다

저자는 혹시 2부를 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근래 부자되기 책을 펴낸 저자들의 대부분이 다수의 저서를 가지고 있고 동일 내용을 몇권의 책으로 선보이면서 독자의 지갑을 끊임없이 염탐하고 있는 바 저자 또한 이러한 대열에 동참할려나. 그러나 나는 기꺼이 저자의 2부가 나온다면 주저없이 구입할 것이다. 본서는 다른 부자되기 책보다는 그래도 내용면에서 알이 차있었고 그리고 어쩌면 2부는 내가 기대하는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