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나남신서 302
김구 지음 / 나남출판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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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오욕의 근대사와 삶을 같이한 백범! 오늘날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백범은 예외없이 상위에 속할 만큼 민족의 지도자요 스승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어쩌면 일반국민보다는 머리에 지식께나 든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또 이들은 백범을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운신에 불리를 느껴야 할 만큼 백범의 위치는 오늘날 독보적이다. 어쩌면 자객의 총탄에 맞아 죽임을 당했다는 비극적 인생때문에 더욱더 우리 가슴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백범일지는 백범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가 걸어 온 길을 연대기 순으로 나열하고 있다.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 인간 백범의 고뇌와 갈등을 역력히 엿볼 수 있어 마치 김구선생을 대면하고서 직접 그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듯한 착각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대로 아쉬운 것이다. 책 자체의 한계인가? 일지라는 형식이 지니는 어쩔 수 없는 문제점인가?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백범의 일생을 외피적으로 기록하는 것에 불과할 뿐 도대체 왜 그같은 길을 걸었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상의 고난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지 않다. 인간 백범과 책 백범일지는 엄연히 구분하여 평가되어야 하는 바 이 책으로는 백범의 진면목을 충분히 알 수 없다. 평전이 아닌 다음에야 무슨 도리가 없겠다


민족의 지도자 백범은 물론 후세의 영광과 받듦을 위하여 계산적으로 고난의 길을 택하고 한몸 희생하신 분은 아닐 것이다. 그 분 평생의 삶이 자기의 안위와 영달보다는 핍박받는 민족을 향하여 있었고 사리사욕없는 가치관과 인생관으로 살아서는 뜻을 이루지 못하였으나 오히려 죽어서 정신적 지주로 환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후손의 몫도 있다. 그의 정신을 길이길이 갈고 닦고 보존하여 우리 민족이 나아갈 지표로 삼기 위한 작업은 분명 남겨진 우리 후손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몫을 지금 이순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백범은 편히 쉬고 계실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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