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마담이 이야기하는 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 하는 남자
마스이 사쿠라 지음, 민경현 옮김 / 럭스미디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몇 장 보기 시작했을 땐 사실 실망이 컸다.

긴자 마담의 입장에서 손님을 평가하는데 한정되어 있는 내용이 많아서 신경에 거슬렸다. 하지만 차근차근 끝까지 읽다 보니 썩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란 어떤 사람일까? 평생을 살면서 궁금했고, 앞으로도 궁금할 것이다. 플레이보이란 소리는 이젠 그다지 듣고 싶지 않지만 '매력이 있는 남자'란 말은 늙어 죽을 때까지 듣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여자의 입장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남자를 긴자 마담이 이야기한다. 시오노 나나미도 <남자들에게>란 책에서 매력 있는 남자를 썼는데 '자기 냄새를 피우는 자, 스타일 있는 남자'라는 말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다. 영화에서도, 하이틴 로맨스에서도 사랑받는 남자는 따로 있었다.

성공하는 남자의 외모(옷, 액세서리, 센스, 구두 등), 즐기는 방식과 말하는 방식, 돈을 쓰는 방법, 성격이 목차의 주요 부분인데 기대한 것에 비해선 별 내용이 없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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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2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에 10년 만에 다시 빠져들게 만든 책이다.

얼마 전에 <해변의 카프카>를 봤을 때도 그냥 그랬다. 왜 하루키 소설이 나는 재미없을까, 하며 다른 사람들의 하루키에 관한 글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 <슬픈 외국어>를 보게 되었고, 연달아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작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하루키의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루키만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일상의 표현, 섬세한 생각들,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관심...

작가의 일상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져보기는 사실 처음이다. 하루키의 에세이와 여행기를 계속 섭렵하면서 하루키만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하루키의 생각은 엉뚱하기도 하고, 편안하며 재미있다.

하지만 소설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게 더 많다. 나는 <상실의 시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을 쫓는 모험>은 재미있게 봤지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 댄스 댄스>, <스푸트니크의 연인>, <태엽감는 새>, <해변의 카프카>는 그다지  재미 없었다. 결국 다 읽지 못 한 책도 있다.

나에게는 하루키의 에세이와 여행기는 정말 재미있고, 단편집도 볼 만 하고, 장편소설은 몇 권 빼곤 별로다. 하루키의 거의 대부분의 책을 가지고 있는 내가 내린 나만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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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극장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990년대 후반 나는 지금은 없어진 댄스그룹의 한 사람과 <러브레터>를 처음 봤다. 일본문화원에서 봤는데 이와이 슌지 감독 작품의 특별 관람회(?) 같은 이벤트였다.

그 때 본 영화가 <러브레터>와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였다. <울트라맨> 같은 영화 이후에 처음으로 본 일본영화였던 것 같다. 둘 다 흠뻑 빠져서 본 기억이 난다.

나는 일본을 예전부터 좋아했었다. 그래서 대학교 때 일본을 두 번이나 갔던 것도 그래서일 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일본말은 왠지 싫어, 너무 개방적이고 자극적이야, 미국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따라해, 하며 적대감을 표시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난 고등학교 땐 '안전지대'나 '튜브','B'z' 가 부른 노래를 좋아했었다. 친구들도 좋아하는 애들이 많았다.

지금도 제일 하고 싶은 건 일본의 오래 된 온천에 가서 나오는 밥 먹으며 목조온천이나 노천탕에서 쉬다 오고 싶다. 그동안 밀린 책을 가지고 가서 온천욕 하고, 맛있는 밥 먹고, 자고, 그러고 싶다.

이 책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어렸을 때와 독특한 시각의 영화 이야기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영화는 '고질라'로 대표되는 괴수영화다. 내 기억으로는 우리나라에는 그 시리즈가 방영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대신 '아이젠버그(?)'와 '울트라맨'은 기억이 난다. '영이, 철이 크로스!'하면 멋있는 사이보그 옷을 입은 주인공이 괴수들을 물리치는데 변신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항상 아슬아슬한 장면을 보면서 가슴 졸여 했다. 그 때 그 괴수 중에 하나가 '고질라'일 지도 모르겠다.

이와이 슌지의 기억에 남는 영화는 우리와 비슷한 점도 많았지만, 어이없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생쥐와 인간'이라는 영화를 착각한 이야기는 지금도 생각하면 굉장히 웃긴다.

편안하게, 유쾌하게, 뒹굴거리면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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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님의 "낼 저녁 서울 간다."

오! 드디어 서울에. 근데 지금이 오후 6시24분. 그럼 지금 비행기 안이네요. 왜 그렇게 빨리 내려가죠? 근데 회사는 그만 둔 거 아닌가요? 그 새 다시 들어가셨나. 요즘은 글이 너무 올라와서 다 읽지를 못 하겠어요. 글쓰는 걸 봐서는 게으른 것도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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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도둑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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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사다 지로의 책을 처음 봤다.

그 전에 아사다 지로라는 이름과 <번쩍번쩍 의리통신>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는 유쾌, 발랄한 내용 위주의 작가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다가 <파이란>의 원작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파이란>이 그냥 우리나라 사람이 쓴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인 줄 알았다.

<파이란>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감동한 영화다. 최민식이 연기한 주인공의 서글픈 인생과 장백지가 연기한 기구한 중국여인의 기다림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영화다.

아, 아사다 지로가 이런 내용을 쓴 원작자였구나. 그 이전에 <철도원>이라는 영화도 보면서 은근한 여운을 주는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 <장미도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감명있게 본 건 '수국꽃 정사'다. 옛날부터 일본의 온천에 대한 아련한 동경이 있어서 이야기의 주무대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조용하고 아담한 목조온천에서 휴식, 다다미방에서 맞는 간결한 식사, 기모노를 입고 춤을 추는 무희.

삶에 지친,  원숙한 무희의 대사들. 혼자 말하는 대사들. 작가는 남자주인공의 대사는 생략한 채 여인의 넋두리 같은, 중얼거리는 대사로 소설을 이끌어 간다.

참 착한 여자라는, 바보 같이 착한 여자라는 생각이 책을 읽을수록 생긴다. 사실 소설에서 나는 작품성을 그다지 기대하진 않는다. 독자가 몰입해서 주인공들과 호흡할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좋아한다. 보면서 같이 슬퍼하고, 아니면 손에 땀을 쥐거나, 악당에게 욕을 하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그런 책들을 좋아한다.

소설에 대해 잘 알지는 못 하지만 그런 소설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학서적을 보고는 그다지 서평을 잘 올리지는 않는데, 오늘 이 책만큼은 읽고 그 감동을 몇 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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