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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 - Z세대, 그들이 바꿀 미래의 단서들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1년 8월
평점 :
“사실 세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문제다.”라고 서두에 밝힌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한다. 세대론은 매우 흥미롭지만, 그리고 세대마다 특징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90년생, MZ세대, Z세대를 언급할 때 우리는 사실 그 세대의 경향을 말하는 것이면서, 이 시대의 트렌드를 말하고 있다.
기성 세대들이 새로운 세대들이 사회에 진입하면서 생기는 문화적 차이, 세대적 차이를 대비 또는 극복, 미리 경험하고자 세대론 책들을 읽는데, 이건 대비하거나 극복하거나 미리 경험할 문제가 아니다. 어느 시대나 203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트렌드를 주도한다.
저자는 굉장히 넓은 범주에서 MZ세대를 논한다. 직장생활과 공정, 젊은 범죄자, 돈쭐내기, 인성, 젠더, 혐오, 내돈내산, 주식, 성 소수자, 공무원 응시생, 군대 문화 등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주제 하나하나가 모두 민감하고, 이슈 성격의 것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판단하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고, 자기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납득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문제 있음에 대해 문제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들에겐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며, “세상을 바꾸려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겪는 부당함, 차별을 참지 않는 것이다.” ‘가장 개인주의적이고 가장 자본주의적 세대’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한편으로 이들은 바른 인성을 지니고 공동체를 위해, 타인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돈쭐내거나 영상을 찍어 올려 칭찬을 퍼붓는 등의 행위를 한다. 친환경, 바른 인성, 공정 무역, 윤리적 소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이면서 그렇지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이 강하기도 하다. sns에서 집단 행동을 하거나 이슈 몰이를 하는 데에 능해 나쁜 일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좋은 일에 대해서는 격려하거나 칭찬하는 여론을 형성한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 덕에 나쁜 일이 아닌데 나쁜 것으로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될 때에는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이준석에서 시작된 젠더 갈등이다. 이 전략은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이 이겼으므로 통했지만, 봉합할 수 없는 젠더 갈등을 만들었다. 20대 남성들은 자신보다 공부 잘하는 여학생들과 학교생활을 한 점, 군대에 가야 하는 점 등이 여성은 사회적 약자라는 데 공감할 수 없고, 오히려 자신들이 사회적 약자이며, 피해자라고 인식하게 됐다. 철저하게 개인이 살아온 경험적 배경에 의해 형성된 인식이다. 이런 부분을 정치권이 잘 건드렸고 성별 대결 구도로 만들었으며, 여성에게 화가 분출되었다.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가꾸어야 할 나이에 군대를 가야 한다는 건 지옥같은 경험이기는 하다. 동의한다. 그러나 그 피해를 국가에 호소하고 국가에게 보상받아야지, 여성을 향해 공격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은 잘못되었다. 군대를 감으로써 취직이 늦어지고, 취직이 늦어져 자신보다 어린 여성을 선배 또는 상사로 대해야 하는 점도 부당하다고 인식한다면 역시 동의한다. 그런데 이 또한 여성에 대한 공격으로 표출될 것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 조직에 호소해야 한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은 신입사원 연봉 산정 시 조금 더 받는다. 그런데 경력이 쌓이고 승진 시기가 됐을 때 절묘하게 사라진다. 실제 경력이 아니기에 경력 산정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부당하다 생각한다면, 역시 동의한다. 그런데 여성에게 표출할 게 아니라, 국가와 기업, 조직에 호소해야 한다. 사소하지만 이런 것 하나하나가 쌓여서 결과적으로 성별 대결이나 젠더 갈등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MZ세대의 특징뿐만 아니라 MZ세대와 기성 세대, MZ 내 성별 이슈도 함께 다루고 있다. 세대론을 읽으면서, 한국의 오늘 트렌드를 읽고, 우리 사회의 이슈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좋은 책이다.
사실 세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문제다. 서로 다른 세대라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문제라는 것이다. 뉴노멀의 실체가 세대가 아님에도 자꾸 세대로 바라보는 것은 진짜 문제를 푸는 대신 세대 탓으로 돌려 당장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 P7
분명한 건, 자신의 행동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애들이니까 선처한다는 식은 문제 해결이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지고, 잘했으면 보상이나 평가를 정당하게 받는 것이 바로 공정이기 때문이다. - P90
한국의 기업들이 조직 내 세대갈등이라고 오해하는 상황의 진짜 문제는 세대가 아닌 조직문화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모여 일하는 게 기업이다. - P158
문제 있음에 대해 문제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들에겐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세상을 바꾸려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겪는 부당함, 차별을 참지 않는 것이다. - P268
일부 정치인들이 이런 z세대 남자들의 표를 공략하기 위해 징병제를 남녀 모두 평등하게 적용하자는 식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각한 오류다. (…) 희생을 남녀 모두에게로 확대하자는 정치적 주장보다는, 남자의 희생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과 사병의 월급을 공무원 수준에 맞게 개선하고, 복무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학업을 이어가거나, 학위나 자격증 등을 국가 지원으로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등, 징병제로 인한 의무 복무 기간을 손해, 희생이란 이미지에서 선택, 경력으로 바꿔야 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 효율적 대안들이 필요하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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