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화는 또 처음이다. 전 출연진 남자. 허허 영화가 망하려고 그러나 생각들겠지만 - 왜냐면 영화엔 머니머니해도 남녀가 함께 등장하고 긴장감있는 관계조성과 정사씬 까지는 아니어도 키스씬 정도는 있어줘야 보는 맛이 있는 법. 그러니 <에일리언>같은 괴물영화에도, <진주만>같은 전쟁영화에도 로맨스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 아니겠어? - 이 영화는 단 한명의 여자 출연진도 집어넣지 않았다. 왜.

  138분이라는 두 시간 넘는 긴 러닝타임 동안 오직 남자들만 바라보고 있으라고? 그게 무슨 재미야. 싫어. 난 여자가 더 좋다고. 이쁜 여배우을 넣어달라. 그래봐야 소용없다. 아무래도 감독은 전혀 없는 듯 허이. 2003년 겨울 나왔던 이 영화 <마스터 앤 커맨더 : 위대한 정복자>는 그런 영화다. "나폴레옹 전쟁과 광활한 대양, 서프라이즈호의 잭 오브리 선장과 명예로운 197명의 부하들"이라는 포스터 문구 답게 남자들만의 세계를 다룬 영화다.

  영국 HMS 서프라이즈호의 함장이자 최고의 해양 전투 전문가인 잭 오브리는 프랑스의 무적 함대 아케론을 격침하라는 국왕의 명령을 받고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서프라이즈호는 유령처럼 안개속에서 나타난 아케론으로부터 대규모 공격을 받게 되고, 위태로운 조국의 운명과 부하들의 목숨을 맞바꿀 세상 끝으로의 믿을 수 없는 추격이 시작된다. (이상 포스터 문구 참조)

  실제 역사 속에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바다위에서의 남자들만의 세계를 그려낸 영화. 오직 명령과 복종만이 존재하고 - 아 나 이런거 싫어 - 마초적 냄새가 짙게 풍기는 영화. 전력상 우리가 한참 딸리지만 아케론을 막지 못하면 조국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 지금 초딩 고학년에서 중딩 정도의 나이가 된 어린 사관생도들을 데리고 바다위의 사투를 이끌어야 하는 선장 잭 오브리의 고민, 그리고 힘찬 리더쉽.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잭 오브리 선장에게서 카리스마란 이런 것이다 하는 걸 배울 수 있다면 오버? 요즘 나오는 처세술 관련된, 수많은 리더쉽 책자들 다 필요없다. 이 영화 한 편 보라고. 이게 바로 상사가 부하직원을 이끄는 바람직한 방식이야. 아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카리스마 넘치는. 전세가 딸린다는걸 알면서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효과적인 전술을 짜는 그의 명석한 두뇌하며 너무나 완벽한거 아냐? 러셀 크로우니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게야. 강인하고 마초적인 인상과 그 내면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간직한 배우니까.  남자들만 나오는, 싸움만 하는 영화이지만, 138분이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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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7-2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사는 없지만 유일한 여자 한명이 나오긴 합니다..^^

마늘빵 2006-07-2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그랬나요? 여자를 못 본거 같은데...

Mephistopheles 2006-07-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량과 물 보급할려고 섬에 갔을 때 배타고 나온 원주민 여자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쁩니다.)

마늘빵 2006-07-2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 그랬군요. 기억이 안나요.

책방마니아 2006-07-2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DVD 타이틀을 보면 ... 주인공 2명 (선장과 그 친구인 인류학자인지 고고학자였던가?)이 첼로와 바이올린 연주하는 장면을 촬영한 게 나오는데 ... 음악에 맞춰 손가락 움직임 외우느라 죽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 치더라구. 실제로는 배경 음악에 맞춰 두 배우의 엉터리 합주가 나옴 ^^

마늘빵 2006-07-25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 장면 참 좋았는데. 배 안에서 같이 합주하는 장면. 그거 다 연기였군. 정말 하는거였음 감동적이었을텐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