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본 <오만과 편견>에 이어, 소설로 본 <오만과 편견>, 그리고 마지막으로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이다. 그야말로 <오만과 편견>의 완결편.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고, 그리고 BBC 드라마를 봤으면 했지만 영화를 먼저 본 걸 어쩌랴. 어찌되었든 마지막에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본 것은 잘한 짓이다. 왜냐면 제일 좋았으니깐.

  BBC <오만과 편견>은 영국 BBC 방송국에서 제작한 것을 두 개의 디비디에 담아낸 것이다. 기존에 6부작으로 나눠 방송하던 것을 두 편에 담았지만, 각각의 드라마 한편 한편 끊어지는 부분이 그대로 느껴진다. 드라마 시리즈 6편을 연달아 본 것이나 마찬가지. 덕분에 엄청 긴 러닝타임을 견디느라 녹초가 되었지만 - 한번에 보는 바람에 - 그래도 한 편 보고 멈출 수가 없는지라 내리 다 봐버렸다.

  BBC 드라마를 본 많은 사람들이 영화보다 드라마가 훨씬 낫다고들 이야기한다. 영어가 들리는 사람들은 영화에서의 발음보다 드라마에서의 발음이 좀더 정확한 영국식 발음이라 그렇다고들 하지만 나야 뭐 그냥 영어도 안들리니깐 그런건 알 바 없고, 영화보다 드라마 속의 인물들과 배경이 더 소설에 충실하고 그 시대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좀더 촌티나는 다섯 자매들과 좀더 거만하고 딱딱한 다아시, 그리고 콜린스 씨. 아 정말 대박 콜린스. 영화와 드라마는 소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조금씩 느낌이 달랐다. 영화가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좀더 세련되고 대중적인 모습을 그리려 했다면, 드라마는 원작에 충실하려 노력한 듯 했다. 영화보다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며 소설의 느낌을 세밀하게 잡아내려 한 흔적도 무시할 수 없다. 소설을 보며 속으로 큭큭대던 그 장면들이 그대로 눈앞에 벌어지는 꼴이란. 다시 본다 해도 혼자 좋다고 재밌다고 큭큭 대며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사길 잘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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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 2006-07-0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밌죠? ebs에서 해줄때 이거 보려고 시간 맞춰서 집에 들어왔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stella.K 2006-07-0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언제 했었나요? 오늘 방송한다고 하던데...BBC 버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