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 불멸의 사운드트랙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164
박신영 지음 / 살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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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가 3,300원, 분량 100페이지도 안되는 이 책에 애초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살림지식총서를 관심주제에 따라 골라가며 접해본 나로서는 이 책은 약간 실망이다. 책으로 내기 위해 쓰여진 글이라기보다는 개인 블로그나 영화 사이트에 연재하던 글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다. 물론 그 역시 모아지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책을 낼 수 있으나, 이 책을 구입할 때 애초 기대한 바는 '영화음악'에 대한 좀더 넓고 깊이있는 '무엇'이었다. 영화와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 개인이 오랜 세월 영화를 접하고 또 영화 속 음악을 접하고 느껴온 바를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서술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음악은 글쓴이의 말마따나 이제 더 이상 영화 못지 않게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하나의 영역이다. 하지만 영화 음악이란 것은 영화가 없이는, 영화의 존재를 아래에 깔지 않고는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영역이다. 영화를, 영화 속의 장면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영화음악의 존재의미이기 때문이다. 나의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를 빛내주는 영화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했고, 고등학교 시절 OST가 original sound track 의 약자인 것도 모르고, 음반점에서 OST 주세요, 했던 나의 무지함은 이제 없다. 그때 그 얼굴 빨개지고 땀 뻘뻘 흘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영화음악은 아마도 영화 <접속>부터 붐이 일지 않았나 싶다. 저자도 책 어딘가에서 그런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다. 접속OST는 당시 엄청나게 팔렸으며, 이후 <쉬리>에서의 'when I dream' 역시 영화만큼이나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근 10년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영화음악은 참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고, 영화음악의 한 가운데서 주목받고 있는 자는 '이병우'와 '조성우'를 들 수 있을 터. 나 역시 이 두 사람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너무 많은 영화음악 제작에 참여해 그간 형식의 다양성은 많이 늘어났지만, 작곡가의 다양성은 오히려 퇴보하지 않았나 싶다. 원래 기타리스트 였던 이병우씨는 순수하게 기타리스트로서보다는 영화음악가로, 조성우씨 역시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봄날은 간다>의 영화감독 허진호와는 친구사이이다 - 홀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어쩌면 취미로 시작해 성공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자금이 뒤따라준다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드는 영화음악음반을 죄다 구입해 감상하고 싶지만 현실로 눈을 돌렸을 때 누추한 나의 처지를 생각하면 그저 후일의 꿈으로 미뤄둔다. 글쓴이의 영화와 영화음악에 대한 개인적 감상과 해설로 인해, 이미 봤던 영화이지만 다시 보고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시 영화를 보게 된다면 그땐 영화음악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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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0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멜리에의 영화음악이 생각나요. 그녀가 물수제비를 뜨던 순간에 들리던 음악은 정말 슬프면서도 경쾌한, 봄같았어요. 러브 액츄얼리도 좋았지요. 가끔은, 내가 서있는 이곳에 BGM이 흐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어요.

마늘빵 2006-06-0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쥬드님 감성적이세요. 아멜리에는 전 아직 못봤어요. 러브 액츄얼리는 정말 좋았죠. 음악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하지만 제가 영화를 좋게 본 것은 배경에 흐르는 음악이 영화를 돋보이게 했다는 증거겠죠. 다시 보고 싶군요. 전에 디비디 사놓은것두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