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모치즈키 도시타카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도 내가 처음 돈을 주고 구입한 자기계발서 인 듯 하다. 이전에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실용서적들에 대한 나의 의견을 잠시 언급한 바가 있는데, 요즘들어 조금씩 시각이 바뀌고 있다. 자기계발서라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팔아 먹기 위해 마구 찍어대는 책' 정도로 인식했던 나의 시각이 바뀐 것은 최근에 만난 어떤 선생님 덕분이다. 물론 대학시절에도 해석학 선생님을 통해 조금 누그러지긴 했고, 당시 선생님의 추천에 따라 <정상에서 만납시다>라는 두꺼운 서적을 구입한 바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 말하려는 <보물지도>가 처음 돈 주고 구입한 서적은 아니었군.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전해주시는 그 분들로 인해, 그분들이 추천하는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갔고, 이런 류의 책에 대한 나의 편견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겠다. 누구에게는 책 한 권이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그것은 책으로서의 도리를 다 한 것이라 본다.

 <보물지도>란 이 책의 제목 앞에는 다음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의 보물지도를 만들 것을 주문한다. 또 어떻게 하면 보물지도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가 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일본인 저자는 실제로 돈도 백도 학벌도 없었고, 실패한 인생을 전전했으나, 자신의 보물지도를 만든 이후부터는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가 보물지도에 붙여놨던 그의 목표를 3년안에 모두 이루었노라 선언했다.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자주 언급해줄수록, 그리고 이미지를 떠올릴수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번째 해야하는 일이 바로 보물지도를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내가 머리속으로만 그려보는 목표를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화 시킴으로써 목표실현에 한층 더 다가가도록 한다. 별다른 수고는 들지 않는다. 준비물 몇가지와 나의 목표가 있으면 그것을 끝.

  먼저, 넓은 판자를 하나 준비한다. 다행히 우리집엔 내가 이것저것 스케줄 등을 붙여놓는 코르크판(?)이 있다. 난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떼어내고 책상 전면에 전진 배치 시켰다. 내가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목표들을 이미지로 뽑아내는 것이 그 다음 할 일. 참 그 전에 제목을 달아야 한다. 내가 만든 제목은 유치하지만, '철학쟁이의 보물지도'. 내가 갖고 싶은 집, 차, 서재 등을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 프린트 해 붙인다. 밑엔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각각의 모토를 간단한 문장으로 써서 달아놓는다. 내 사진을 붙이고, 내가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목표하는 것을 추가로 붙인다. 포스트잇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떼었다 붙일 수 있으니깐.  그리고 목표로 한층 더 다가가기 위해 구체적인 실현 일자를 적는다.

 자 이제 다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자기 암시. 나의 보물지도를 자주 바라보며 머리 속으로 나의 목표를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할 수 있다. 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기 스스로에게 자기암시를 건다. 목표가 있지만 그저 목표만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아도 그렇다. 그중 내가 이룬 것은 아주 극히 소수일 뿐. 목표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실천으로 나아가기는 힘들다. 실천을 옮기려면 목표는 좀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추상적으로 아 나 이거 갖고 싶어, 이거 하고 싶어, 라고 말하는건 소용이 없다. 어젯밤 뚝딱뚝딱 프린트 뽑고 풀로 붙이고 압정으로 누르고 하며 책상을 어지럽혔다. 그리고 간단한 나의 보물지도가 완성되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들과 기한을 설정하는 일이 남았지만 뭔가를 계획했다는 자체로 마음이 뿌듯하다. 이 책은 충분히 내게 그만한 활용가치가 있었고, 제 할 일을 다 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에 별 다섯개를 부여한다.

  * 이 책을 계기로 자기 계발서와 성공학, 재테크 분야의 책에 대한 나의 시각을 거두노라. 어떤 책이든 읽는 이에게 제 값어치를 하면 책으로서의 소임을 다 한 것이다.

  * 쑥쓰러워 나의 보물지도를 사진으로 공개하진 못한다. 나중에 어느 정도 내 꿈이 실현되고 나면 그때 나의 보물지도를 공개하며 이렇게 모든 것이 여기에 들어있습니다, 라고 자랑해야겠다. 그 날이 오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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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3-04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