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건 어른이 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어렸을 때 어른들을 보는 것과 지금의 자신을 보는 건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참 그렇다. 지인의 그 말은 내게도 해당된다. 스물 여덟의 적지 않은 나이에, 
 이제 대학도 졸업했고, 친구들은 취직했고, 어떤 아이는 결혼도 했다. 스물여덟의 나이에.

 나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취직 대신 대학원 진학을 했고, 밥벌이를 위해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은 생각지도 않지만 막연히 언젠가는 하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스물 여덟. 생일상을 스물여덟번 차렸고...
 침 흘리며 놀이터에서 놀던 그 어린아이는,
 부끄러워하며 맨날 엄마 뒤에 숨어다녔던 그 어린아이는, 
 유치원에 혼자보내면 똥마려도 오줌마려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냥 싸버리는 그 어린아이는,
 이제 눈가에 입가에 주름이 조금씩 잡히는 몸은 다 자란 어른이 되었건만 어른이 아니다.

 어른이 된다는건 정말 어렵다. 많은 성숙함을 요구한다.
 주위를 살펴보면 정말 나보다도 더 어른같지 않은, 하지마 나이는 나보다 훨씬 많이 먹은 어른들도 있으며,
 나보다 나이는 훨씬 어리지만 나보다 더 어른스러워보이는 동생들도 있다.
 
 어른이 된다는건 나이를 먹는 것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난 확실히 미성숙한 놈이며, 그런 의미에서
 어른이 아니다. 
 특히나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보여지는 미숙함은 정말이지 날 미워하게 만든다.
 친구와의 관계, 여자친구와의 관계, 일로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등...
 관계의 외형은 몇 가지로 분류해서 나눠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난 관계에 있어서 특히나 미숙하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은 내 가슴 속 깊숙히 들어와 때때로 나를 괴롭힐 것이다.

 대학을 가지 않고 사회 생활을 좀더 빨리하고, 경제적 자립을 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더 빨리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실제로 주위를 살펴보면 그런 사람들이 더 어른스럽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공부를 더 오래한다고 해서, 책을 더 읽는다고 해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거나, 더 어른이 되는건 아닌 듯 하다.

 어렸을 적 봤던 어른들은 참 어른스러웠다. 하지만 그 나이가 된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하다.
 대학 졸업은 내게 있어 많은 고민과 시련을 안겨주었다.
 어쩌면 지금 이런 고민들은 내가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반갑게 맞이해야겠지. 
 
 졸업 후 1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2005년 2월부터 2006년의 2월까지. 그 일년이란 시간 동안 내겐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2006년 2월부터 2007년 2월까지도 많은 일들을 경험하겠지. 부디 값진 시련의 나날이 되길 바란다.
 
 어린시절 봤던 그 어른들의 모습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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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무게 2006-02-2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나이먹는것과 어른이 되는 것은 확실히 다른것 같아요. 어릴적엔 현재 제 나이 또래를 보면서 굉장히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전 전혀 그렇지를 못하거든요.

마늘빵 2006-02-2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나이만 먹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은 빨리 흐르는데 전 성장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06-02-28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