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는 <에밀>이라는 책을 통해서 인간에게 교육을 행함에 있어 학교에서의 인위적인 교육보다는 자연상태에 내버려둠으로써 인간은 보다 이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과거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억압과 통제 속에서 행하는 교육보다 자연상태에서의 내버려두는 교육이 더 낫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피교육자가 아닌 교육자의 입장에서 교실에 들어서고 있다.
비단 짧은 3개월 동안의 경험이지만 현장에서 부딪히며 학교 교육에 대한 체험을 직접 경험했고,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처음에 나는 기존의 나의 교육철학대로 아이들을 대함에 있어 좀더 친근하고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태도로 다가가려 노력했고, 아이들은 내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건네고, 마치 친구처럼 대하고 있다. 물론 선생님을 친구로 동일시 여기는 치명적인 단계로 까지 다가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난 아주 위태로운 단계 바로 이전까지 와 있는 듯 하다. 선을 그을 때는 긋고 다가갈 때는 다가가야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떠들고 장난치고 하는 행위. 난 이것을 그리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다 그런 단계를 거친다. 그런데 교육자는 항상 그들에게 억압과 통제를 가하면서 행동을 수정하려 하고 교육자의 입장에서 잘못된 행위를 고치려고 한다. 나는 그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교실이 학생들의 장난과 수다로 떠들썩해질 때 이것은 비단 내 교실만의 문제는 아니게 된다. 내가 들어간 반을 끼고 있는 양 옆의 두 반의 수업에도 방해가 되고, 심지어 두 차례 옆반 선생님께서 들여다보고 가신 적도 있다. 혹시 선생님 없는가 생각하고 오셨겠지.
두번째 문제는 같은 반 안에서도 떠들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주위가 시끄러운 것은 도저히 못참는 학생도 있다는 점이다. 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떠드는 것이 못마땅하지는 않기 때문에 거의 내버려두는 편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내게 그런다.
"선생님, 애들 너무 떠드는거 아니에요?"
그럼 난 참 할 말이 없다. 선생님으로서 아이들 통제 하나 못하는 샘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부러 냅두는 것이라고는 그 아이에게 말할 순 없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도 "떠들고 장난치는 것은 악이요, 조용히 있는 것이 선이다" 라는 의식이 머리 속에 내재해 있기 때문에.
난 아이들을 기존의 억압과 통제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하였다. 너희들이 그 나이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떠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장난치고 노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고. 물론 그렇게 대놓고 아이들에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자유롭게 놔두려고 했는데 이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냥 놔두다 보니까 아이들은 좀더 자유롭기를 원하고 좀더 해방되기를 원하고, 수업을 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난 더 힘들어진다. 나의 교육철학관을 바꿔야하는건가? 과연 어떤것이 바람직한 교육자의 태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