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구판절판


"현실에서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가 된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아마 독자가 자신에게서 결코 경험해 보지 못했을 어떤 것을 분별할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이 진실하다는 것이 입증된다."(프루스트)-35-36쪽

"작가란 위대한 예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물들에 열정을 가지는 사람이다."(프루스트의 말을 보통이 옮김)-60쪽

" '너무 빨리 하지 마세요'는 아마 프루스트주의적 슬로건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빨리 하지 않으면 생기는 이점은, 그러는 도중에 세상이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프루스트의 말을 보통이 옮김)-63쪽

"결국 진정 그의 말에 주의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 말이 주는 이익을 처음 취할 사람은 다름 아닌 그것을 생각해낸 사람이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단지 한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생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아닐까?"-67쪽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주는 것은 고뇌다"(프루스트)
"고뇌는 우리의 정신으로 하여금 우리가 행복했다면 회피했을 일종의 체조와 같은 것을 하게 한다. 사실, 우리의 정신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선시된다면 그것이 갖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만족보다는 불행이, 그리고 플라톤이나 스피노자를 읽는 것보다는 고통스러운 연애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좋으리라는 것이다."

"우리를 흥미롭게 하는 천재보다는, 우리가 욕구하고 우리를 앓게 하는 여성이 훨씬 더 심오하고 생생하게 우리에게서 온갖 종류의 감정을 끌어낸다."-94-95쪽

"상투어의 문제는 잘못된 관념을 담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훌륭한 관념들을 피상적으로 조합해 낸다는 데 있다. 해는 해질녘에 불타고 달ㅇ른 어스레한 빛을 내지만, 우리가 해나 달과 마주칠 때마다 이렇게 말하면, 그것이 이 주제에 대해 할 수 있는 첫번째 말이라기보다는 최종적인 말이라고 결국 믿게 되고 말 것이다. 상투어들은, 한편으로는 단지 피상적으로 스쳐 지나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상황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심어주기 때문에 해로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방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묘사하는가는, 어떤 수준에서는 우리가 그것을 처음에 어떻게 경험하는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123-124쪽

"다른 사람들처럼 말하고 싶은 유혹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이 권위 있는 것처럼, 지적인 것처럼, 세속적인 것처럼, 적절히 감사를 표사하는 것처럼, 또는 깊은 감동을 받은 것처럼 들리게 보장하는, 전해 내려오는 관습적 표현들이 있다."-125쪽

"죽는 자는 말이 없다"(조르주 비제)-127쪽

"우리는 속되게는 '척한다' '지루하다' '재미있다'고 부를 수 있는 것들과 더불어 약간 지나치게 의식적으로 친절한 태도를 표현하기 위해 우리들끼리 '프루스트하다'라는 동사를 만들었다."(페르낭 그레그)-168쪽

"독서에서 친교는 갑자기 그 본래적인 순수성을 회복한다. 책에는 거짓 상냥함이란 없다. 우리가 이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 보낸다면 그것은 우리가 진실로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프루스트)

"인생에서는, 초대를 거절하면 소중한 우정이 앞으로 잘못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는 친구의 정당하지 않지만 회피할 수 없는 예민한 감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위선적인 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책에 대해서는 얼마나 더 솔직해 질 수 있는가? 독서할 때는 적어도 우리가 원할 때만 책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고, 지루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으며, 필요할 때 대화를 중단할 수도 있다."-173쪽

"불만에 대한 지배적인 견해는 불만을 초래한 사람과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 결과 전형적으로 초래되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들이 아마도 우리가 그러한 견해를 재고하도록 촉구하는 듯하다."-177쪽

"모든 것에 올바른 가치를 부여하라고 권했을 터이다. 이는 좋은 삶이란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것들을 부당하게 무시하고 헛되이 다른 것을 갈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했다."-190쪽

"어떤 순간에는 삶이 매우 아름답게 보이는데도 삶이 사소한 것처럼 생각되는 까닭은, 삶의 흔적 그 자체가 아니라 삶에 대해 아무것도 간직하고 있지 않은 매우 다른 이미지들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는데 있다. - 때문에 우리는 삶을 멸시하는 것이다."-195쪽

"그녀를 잃을까봐 두려워할 때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을 잊어버린다. 그녀가 자기 것이라 확신 할 때 우리는 그녀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고, 즉시 그녀보다 그들을 더 좋아하게 된다."(프루스트)

-234쪽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를 깨닫기 위해서는 대가가 느꼈던 것을 자신 속에 다시 그려 보려고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느끼는지 알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책을 읽어야 한다. 살사 우리를 돕는 것이 다른 작가의 생각일지라도, 우리가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생각이다. 따라서 학자로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연구하는 작가들이 그들의 책 속에 우리 자신의 관심사를 충분히 담고 있다고, 그리고 번역이나 주석같이 그것들을 이해하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가 동시에 우리 자신의 정신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이해하고 계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보통이 러스킨의 말을 옮김)-244쪽

"저자에게는 '종결'이라 불릴 수 있지만, 독자에게는 '자극'이라고 불릴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책들의 위대하고 놀라운 성격 중의 하나다. 우리는 저자가 떠나버린 곳에서 자신의 지혜가 시작된다고 매우 강하게 느끼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리에게 소망을 부여하는 것 밖에 없는데도 그가 우리에게 답을 주기를 원한다. ...... 이것이 독서의 가치이자 그것의 부적절성이다. 그것을 학문분과로 만드는 것은 단지 '자극'에 불과한 것에 너무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 삶의 문턱 위에 있다. 그것은 우리를 정신적 삶으로 인도할 수 있지만, 정신적 삶을 구성하지는 않는다."(프루스트)-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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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08-14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한 방 꾸욱~

마늘빵 2005-08-1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