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인데, 나의 의도가 상대에게 왜곡되어 받아들여진다는 것. 상대를 생각해서 한 말이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진다는 것.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발화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발언을 하는 이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는 서로 다르게 이해를 하고 있다. 이미 다르게 해석하여 화가 난 이에게 본래 의도를 다시 설명하거나 첨언하는 건 불필요해보인다. 그냥 그대로 두고 있자니 답답하고, 말하자니 둘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말할 수 없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하나의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얽혀 있고, 그들의 능력치가 어떠하든 최대치로 발휘되게끔 해야 한다. 능력이 5인 사람이 있고, 능력이 10인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5인 사람에게서는 5가 제대로 다 나올 수 있도록 하고, 10인 사람이 있다면 10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없으며,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각기 재능이 있어보이는 영역이 달라 그 재능을 극대화하여 하나의 완성된 조합을 이루게 해야 한다. 그 조합 안에는 나 또한 포함되어 있다. 나에 대해서는 자기 객관화를 계속 해야 한다.
관련된 이들은 많고,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기다보니 정작 내가 직접 작업해야 할 일을 못하고, 그 관계의 문제에 에너지를 쏟게 된다. 그것도 내 일이라면 일이지만 굳이 에너지를 그쪽에 쏟지는 않아도 될 일이기에 더 답답하다. 관계의 문제가 나와 A, 나와 B, 나와 C 이런 식으로 일대일로 생기는 문제라면 차차리 낫겠는데, 나와 A와 B와 C와 기타 등등이 되다보니 이것을 풀어나가는 데에만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어떤 이가 그랬던가. 이 직업은 판단을 내리는 일이라고. 매 순간 그것을 체감하고 있다.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각각의 사람들이 어떻게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가, 어떻게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모두 판단과 관련이 깊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 발화 내용의 의도대로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상대가 그것을 왜곡해서 받아들였다면, 그리고 숨겨진 내 본래 의도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역시 판단이다. 그 '어떻게'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 돋는 상황. 나의 발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서 내가 그 말을 안 해도 되는데 한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다. 해야 할 말을 계속 미루고 있었고, 그 해야 할 말이 상대 개인에게나 지금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나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 것이다. 그러니 후회는 없다. 여러 차례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과 행동을 했지만, 번번히 빗나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