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사랑학
목수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9월
품절


연애하는 사회는 행복하다. 연애는 인간을 굴종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도 섹스도 아니고, 마음껏 ‘연애’할 것을 허락하는 사회는 그 성원들의 삶에 대한 높은 만족도로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 동시에, 구린 구석이 별로 없는 당당하고 투명한 사회로 인정될 수도 있다. -14쪽

생존의 뒷덜미를 잡힌 비정규직들은 좀처럼 연애에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다. 자유라는 존엄한 인간의 권리를 허락받지 못한 영혼에게 연애는 감히 아름답다고 느낄 수조차 없는 진열장 속의 호화로운 보석일 뿐. 어떤 사람들에겐 연애마저 이제 사치가 되어 버린 시대에는 대신 연애산업들이 활황을 누린다. -15쪽

연애는 스펙 쌓기라는 이 시대의 의무로 인해 뒷전으로 밀린다. 스펙만 쌓고 나면, 연애는 저절로 된다? 불행하게도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인간도 제법 고등동물인지라 스펙만 서로 맞으면 마음이 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펙이 쌓이고, 연애시장에서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두둑해지면 스펙의 시대가 허락하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짝짓기는 할 수는 있을 테지. 그러나 그것은 서로의 직관이 순식간에 맞부딪히고 시선이 한순간에 엉켜 버리는, 숨 막히는 열정과는 거리가 멀다. -44쪽

저항하는 개인들과 억압하는 사회의 간극이 극단적으로 벌어지면, 세상은 기울 것이다. 달이 차면 기울 듯이, 낡고 구멍 난 배에 물이 차오르다 어느 순간 두 동강이 나듯이. -63쪽

그들(68혁명을 일으킨 청년들)은 모든 생각을 벽에 적었고 그것을 읽었다. 그러자 그 모든 권리가 그들의 것이 되었다. -75쪽

연애의 성공을 결혼이라고만 한다면 한 사람의 일생에 성공하는 연애는 극히 제한적일 테지만, 연애를 통해 세상과 삶에 대한 풍요로운 폭을 갖게 된다고 인식한다면 진지한 연애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이다. -95쪽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그들이 마음을 다해 영혼을 나누는 사랑을 완성해 갈 가능성은 줄어든다. -157쪽

이 나라 남성들에게 꼭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여자를 사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고 멍청한 짓이라고. 그녀들의 몸을 소비하지 말고, 그녀들의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사랑하라고. 그리하여 삶의 희열과 고락을 함께 누리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라고. -165쪽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린 늘 백지가 된다. 연습할 수 없다.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사랑에 투항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느 순간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그것이야말로 삶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최대한 누리는 일이다.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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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10-15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성의 사랑학

제가 읽어 봐야 할 듯한 책인 느낌도 드네요.ㅎㅎ;; 그런데 많이 바쁘신가봐요. 밑줄긋기만 올리시네요..^^

마늘빵 2010-10-15 17:29   좋아요 0 | URL
네, 정신이 없네요. ^^ 리뷰도 안 쓰다보니 계속 안 쓰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