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1 - 도원에서 맺은 의리
나관중 지음, 황석영 옮김, 왕훙시 그림 / 창비 / 2003년 7월
구판절판


어떤 이는 정의와 의리를 볼 것이며, 어떤 이는 권모와 술수를, 그리고 어떤 이는 경영과 처세를 읽을 것이다. 번역을 위해 <삼국지>를 찬찬히 다시 보면서 나는 읽을 때마다 자신이 처한 사정과 나이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전에는 유비 삼형제가 모두 죽어버리고 나면 신명도 없어지고 어쩐지 허전해져서 대충 읽어치우게 되었는데, 이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해지던 것이다. 역시 <삼국지>를 읽는 맛은 가슴이 썰렁해지도록 밀려오는 사람의 일생이 덧없다는 회한과, 그에 비하면 역사는 자기의 흐름을 갖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옳고 그름을 판결하게 된다든가, 조금 주어진 생이지만 사람은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반성 등일 것이다.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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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10-2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부분을 읽으니
얼마전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식에게 삼국지를 읽힐 일이 없게 됐으니 팔아도 되겠다 해서, 싼값에 처분한 것이.. 매우매우매우 후회되네요 -_-

10권까지 읽으며 주인공은 유비 삼형제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새삼 놀랐었는데 ^^

아프님, 방가방가-

마늘빵 2009-10-29 10:22   좋아요 0 | URL
작년 창비 행사 때 사놓고 이제 읽고 있어요. 일단 사두고 끌릴 때 읽자는 주의라서, 오래 묵혔죠. 이보다 더 오래 묵히고 있는 책들도 많고. 황석영 본으로 읽고 장정일이나 박태원 본으로 다시 읽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