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 지식에서 행동을 이끄는 독서력
구본준.김미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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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들의 글쓰기 기본은 역시 서평이다. 서평 쓰기는 책을 읽고 변화한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독서 이상의 행위다. 서평이 더해질 때 책읽기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제대로 책읽기를 한 사람들의 경우 서평 작업을 하는 것까지를 독서의 단계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책을 열심히 읽는 이들 중에서 서평을 특별한 작업으로 생각하고 시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나친 겸손이 동시에 독서가 주는 최고의 즐거움 하나를 놓치는 것이기도 하다. 서평은 책을 읽은 뒤 생각의 지평이 넓어진 자기 자신을 확인해 독서를 완성시키는 책읽기 최고의 이벤트이자 개인이 즐기는 최고의 지적 게임이다. -256-257쪽

책을 읽은 뒤 독자는 인생관이 바뀌는 최고의 변화부터 단순히 새로운 단어와 개념을 머리에 보태는 수준까지 반드시 변화 과정을 겪는다. 서평 쓰기란 그런 변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쓰고 싶은 욕망이 강할 때 가능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미루면 결국 독서 직후의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책을 읽은 뒤 곧바로 서평을 쓸 때 가장 솔직하고 확실하게 자기 자신과 대화할 수 있다. -259쪽

서평이 가장 매혹적인 이유를 말하고 싶다. 서평이 습관이 되면 재미가 하나 더 생긴다. 나중에 자신의 서평을 볼 때마다 ‘내가 이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새삼 놀라는 재미다. 일기는 몇 년 뒤 다시 읽으면 챙피하게 느껴지기 쉽다. 반면 서평은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커졌나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함을 준다. 이 즐거움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다. 자기 생각의 변화를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언제나 신기하고 보람 있는 경험이 된다. 그리고 자기 사고의 유연함 또는 확고함을 점검하는 수단으로도 탁월하다. -260쪽

책을 읽은 후 마음과 행동에 읽기 전과 달라진 점이 없으면 독서가 아니라는 태도로 독서합니다.(이어령)-276쪽

제대로 책을 읽으면 독자에게 작은 혁명이 이어집니다. 책이란 낯섦, 내가 느끼지 못한 것을 그 낯섦을 통해 접하면서 달라지는 겁니다. 따라서 그런 변화 없이 털어놓고 교양상식으로, 또는 취미로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책을 그냥 소비만 하는 것은 다른 취미, 엔터테인먼트와 다를 바가 없어요. 언어란 우리의 사고가 반영된 것들의 축적이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어령)-276-277쪽

어느 책에서 어떤 언어가 쓰인다면 그 언어는 새롭게 탄생돼요. 그래서 독서란 책에서 그런 언어를 발견하는 것, 언어가 떠오르는 것, 마음속 숨어 있던 생각의 껍질을 벗기는 거예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읽으면서 접한 언어가 저절로 재발견되고 기존 의미와 배반되고 새롭게 태어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책읽기는 정말 ‘전인적 투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상 언어의 총체가 책 속에서 저자의 언어와 부딪치면서 새롭게 이뤄지는 거죠. 그래서 독서가 전인적인 행위라는 거예요. 독서광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 강도가 다를 뿐 그런 행위를 연속적으로 하는 것이 바로 진짜 독서입니다. 그래서 재미로 습관적으로 줄줄 읽기만 하는 것은 독서가 아니라는 말이죠. -277쪽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두 가지 확신을 갖게 됐다. 하나는 우리의 존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책으로 자신을 경영하기도 하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 책이 먼저 우리를 경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책의 힘은 놀랍다. 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편도 차편을 끊어서 떠나는 여행자는 여행이 끝나면 다시는 인생이란 마차를 탈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책을 들고 있다면 그 책이 아무리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어도 언제든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려운 부분을 이해함으로써 그것이 열쇠가 되어 인생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은 인생을 이해하게 만들어 우리에게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며 그 힘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자기경영은 시작된 것이다. -305-306쪽

자기계발이란 단순히 실용서 몇 권 읽고, 외국어 좀 배우고, 대학원 진학으로 이력서 한 줄 늘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물론 돈과 시간을 따로 들여 학원에 다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것들은 진정으로 자기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었다.
스스로 즐거워하며 자기의 내면과 대화하고 그런 대화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삶을 더 밀도 있게 채우는 방법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깨우쳐가는 것이 내가 만나본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진짜 자기경영이었다. 그리고 가장 손쉽고 재미있는 자기경영법이 바로 책읽기였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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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1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도 서평을 쓰면서 책의 흐름이 개괄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더군요.
밀린게 수십권을 지라도 --;;

마늘빵 2009-08-11 17:14   좋아요 0 | URL
바로바로 서평을 써야 하는데, 미뤄두었다 쓰면 자꾸 할 말이 줄고, 겉돌게 돼요. -_- 쓰려고 쌓아둔 책이 여러 권인데 시간이 영...

머큐리 2009-08-13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그렇구나...나만 그런게 아니구나...ㅋㅋ

마늘빵 2009-08-13 09:12   좋아요 0 | URL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