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지나치게 진보하는 바람에 인간은 자신들의 뿌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잊고 말았다. 인터넷이 아무리 편리해도, 휴대 전화로 세계 어디서든 통화할 수 있다 해도 사람은 매일 뭔가를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생태학자의 표현을 빌리면, 인간은 식물의 기생충인 셈이다. 농업은 사람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뿌리다.
그 뿌리가 말라 버리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뿌리가 이렇게 야위고 가늘어졌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 게 현대인의 참모습이다. -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