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폴 콜먼
폴 콜먼 지음, 마용운 옮김 / 그물코 / 2008년 8월
절판


우리 아이들이 사용해야 할 자원을 마구 낭비할 것인지, 아니면 자연에 대한 지배를 중단하고 모든 생명과 공동체를 이룰 것인지 선택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한 그루 나무가 쓰러지기 전에, 한 마리 동물이 죽기 전에 우리 마음에 커다란 각성이 있어야 한다. 인간이 자연에 가까워질수록 인간의 영혼이 맑아진다. 우리는 우주의 일원이며 우주는 우리의 전체다. 이러한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깨달으면 생명의 그물망을 이해하게 되고, 그 그물망을 훼손하지 않고 지키는 데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좀 더 자연스런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우리의 결정이 악마에게 지배당하게 내버려두지 말자. 지구를 되살리자. 군대를 재건에 앞장서는 일꾼으로 만들고,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지구의 수호자로 만들자. 모든 생명공동체를 복원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으자. -97쪽

대추리 이야기는 189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청나라와 일본은 조선에 대한 영향력을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였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바로 이 지역에 군사지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가 끝나자 미국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바로 옛 일본군 기지를 넓혀 캠프험프리라는 기지를 건설했다. 처음 캠프험프리가 들어섰을 때에는 인근 몇 개 마을 주민들이 이주를 해야 했지만 주민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때 쫓겨난 많은 사람들이 주변 갯벌을 간척하여 논을 만들고 마을을 일군 것이 바로 대추리였다. 이토록 갖은 고생을 하면서 다시 마을을 일으켰는데 또다시 빼앗길 처지가 된 것이다. -260쪽

세계의 원시림 가운데 80%는 이미 파괴되었으며, 남아 있는 숲도 날마다 파괴되고 있다. 믿을 만한 자료에 의하면 2초에 1헥타르 숲이 사라진다고 한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축구장 크기의 숲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파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계속 이어져온 것이다. 하지만 파괴 속도가 지난 20년 동안 너무나 빨라졌다는 것이 문제다. 1988년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았을 때, 환경단체와 정부는 아마존 숲을 보전할 계획을 내놓았으며 스팅 같은 가수들은 숲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이러한 활동이 환경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슬프게도 숲은 계속 파괴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20년이 지난 지금은 파괴할 숲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276쪽

한국을 걸으며 아주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망치는 도로와 아파트를 건설하는 모습은 보기에 흉했다.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한국보다 몇 배나 큰 나라만큼 도로가 많이 건설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산이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터널이나 다리를 건설하며 일으키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 모습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으며, 일본에서도 볼 수 없었다. 내가 고속도로가 끝도 없이 건설되며 한국의 자연환경을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국 친구들에게 했더니 정부와 정치인, 건설업계 사이의 ‘철의 삼각동맹’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무기력해하는 것 같았다. -282쪽

우리는 할 수 있다. 평화로운 시대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있다면 우리는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신념이다. 전쟁이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면 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서른다섯 살이었을 때보다 쉰셋인 지금 지구를 걸어 다니는 것이 더 쉽다. 처음 걷기를 시작했을 때에는 과연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제는 목적지까지 걸어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걷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마음의 힘은 무한하며, 특히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면 더욱 힘이 커진다. 지구의 생명을 보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처럼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러한 신념이 더욱 큰 힘이 되어 평화로운 세상을 실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되면 우리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 -284-285쪽

2002년에 제 2차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전쟁 관련 논란으로 전 세계가 뜨거웠을 때 나는 유엔이 머라고 하든지 미국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 반대하는 다른 나라 정상들이 일어나 "우리는 미국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하지만 이들은 그 말 외에는 다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사실 이들은 힘도 없었다. 왜 그럴까? 이들 대부분의 국가는 살아남기 위해 미국과 무역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미국에 강하게 맞설 힘이 있었더라면 이라크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전쟁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우리가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전쟁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전쟁을 일삼는 나라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은 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만일 세계가 미국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미국의 정책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85쪽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러므로 집착을 버리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어떤 문제 자체나 행동의 결과에 지나치게 사로잡히지 말고, 날마다 차근차근 꾸준히 행동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우리의 행동은 좀 더 강력해질 수 있다. 우리도 우리가 하는 일이나 우리의 삶에 대해 만족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감정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 된다. 우리의 열정은 다른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영감을 주며,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다. 바로 당신이 변화의 주역이다.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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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요 2008-09-0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추리 마을에 그런 역사가 있었네요;;


마늘빵 2008-09-09 23:2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사람 책 읽으면서 알았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발을 딛는 곳마다 그곳에 관한 이야기를 해요. 일본가기전에 한국에 와서 사람들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닌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