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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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면 세계의 기아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유전자 변형으로 자양분이 고갈된 토양을 되살리고, 식량을 증산시킬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몬산토, 뒤퐁, 다우, 기타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의 종자 공급을 장악해 가고 있는 속도로 볼 때, 유전자 변형의 가장 큰 동기는 금전적인 탐욕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의 식량 공급을 특허권으로 통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편, 자연 자원을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농법이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저개발 국가의 지도자들은 세계은행이나 국제 통화 기금 등으로부터 다국적 기업과 협조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농경 기술을 팔기 위한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낮은 비용으로 식품을 생산(종종 노예의 노동력을 동원하기도 한다)함으로써 저개발 국가에 곡물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결국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식민지 착취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 -102-103쪽

세계의 기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연구를 해 본 사람이라면 지금 지구 어디선가 8억 명의 사람들이 굶고 매일 3만 명의 어린이들이 굶어 죽는 이유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정치 불안, 불안정한 식량 유통 체계, 정부(지방 정부든 중앙 정부든)의 부패, 인구 과밀 또는 과도한 방목으로 인한 토양의 황폐화, 거대 기업의 농토 장악으로 지역적 특색에 맞는 농경이 불가능해진 점,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수단을 잃어버리고 도시로 떠나는 이농 현상 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이농 현상의 경우 농업으로 생계를 잇던 농부들이 그 수단을 빼앗김으로써 점점 더 가난해지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마저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더욱더 비극적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농부들은 대대로 물려받으며 농사를 짓던 땅을 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지만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시는 이미 대량 실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자리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때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짓던 농부들이 굶주림에 지쳐 거지가 되어간다. -103-104쪽

해바라기 씨앗을 수확한 여인네들은 가까운 곳에는 그 씨앗을 내다 팔 만한 시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종묘 회사에서 웨일웨일에서 수확한 해바라기 씨앗을 되사겠다고 했다. 그러나 농사를 지은 여인네들에게는 전혀 이익이 남지 않을 만큼 턱없이 낮은 가격이었다. 게다가 더 분통 터지는 일이 있었다. 농부들이 다음에는 더 큰 수확을 거두기를 바라며 거두어들인 해바라기 씨앗 중 일부를 새로 뿌리기 위해 남겨 두었다. 그러나 곧 종묘 회사에서 그들에게 판 씨앗은 열매를 맺지 않는 불임 씨앗임이 밝혀졌다. '터미네이터 종자'라고도 부르는 이런 씨앗은 유전자를 변형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고 제 자신의 배아를 죽여 재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종자다. 종묘 회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 파종할 해바라기 씨앗을 전보다 더 비싼 값에 팔아먹는 파렴치한 횡포를 저질렀다. -109-110쪽

문제는 '그들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나 '그들도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그들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 이다. (제레미 벤담) -123쪽

2004년 봄의 어느 날, 로스는 실수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칼에 베었다. 상처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오래가지 않고 금방 아물만한 정도였다. 그러나 로스의 상처는 크게 부풀어 올라 골프공만 한 크기가 되었다. 로스를 치료했던 의사는 로스의 상처가 항생제 내성이 강한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으며, 이 박테리아는 공장의 닭으로부터 감염된 것이라고 믿는다. 몇 개월 동안이나 항생제로 치료했지만 감염은 치료되지 않았고 감염에 의해 곪아 버린 손가락을 절단해야했다. 손가락을 절단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로스의 극단적인 반응과 항생제에 대한 무기력한 반응이 새로운 공중 보건의 연구를 시작하게 하는 촉진제가 되었고, 이 연구에 따라 체사피크 만 지역의 닭가공 공장 근로자들이 항생제 내성 검사를 받았다. -155쪽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을 대하는 방법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나는 저항력이 없는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인함으로부터 인간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마하트마 간디)

-167쪽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육식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첫째, 인간의 몸은 해부학적으로 많은 양의 고기를 자주 섭취하는데 적당치 않다.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은 장의 길이부터가 다르다. 육식 동물의 장은 짧아서 (제 몸 길이 정도) 먹이 중에서 소화되지 않는 것도 부패하기 전에 재빨리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초식 동물은 식물성 먹이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길다. (보통 자기 몸의 네 배 정도) 인간의 장도 길이가 길다. 따라서 육식을 하면 고기 찌꺼기가 장에 너무 오래 머무르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아도 인간은 육식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고기를 찢거나 베어내기 적합한 이빨도 없고 발톱도 없다. 마지막으로, 유기농 축산물을 섭취하지 않는 한 육식을 하면 공장식 사육장에서 가축을 사육할 때 사용한 항생제와 호르몬이 사람의 몸까지 오염시킨다. -225-226쪽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3분의 1에서 거의 절반가량이 사람이 먹을 가축을 살찌우기 위한 사료로 쓰인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에서도 농지의 56퍼센트가 고스란히 쇠고기를 생산하는데 쓰인다. 영국에서는 70퍼센트의 농지가 가축의 사료를 재배하는데 쓰인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그와 비슷한 정도의 가축들이 식용으로 사육된다. 많은 선진국들이 자기 나라에서 소비될 가축을 자기 영토 안에서 모두 기를 수 없다. 유럽에서 식용으로 쓰일 가축 모두에게 먹일 풀과 곡물을 재배하려면 유럽 연합 전체 면적의 일곱 배에 해당하는 토지가 필요하다. -232-233쪽

1헥타르의 토지에 감자를 심으면 스물 두 명이 1년을 사 수 있다. 같은 면적에 벼를 심으면 열아홉 명, 곡물을 심지 않고 소나 양을 길러 쇠고기와 양고기를 생산하면 단 한 명 내지 두 명 만이 그 고기로 1년을 살 수 있다. 물론 사람이 1년 내내 감자가 옥수수만 먹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육류의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굶주린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수치로 알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육류를 소비하기 위해 지구상의 농지를 파괴해야 한다면 더욱더 그러하다. 육류의 생산을 늘리는 것보다는 육류의 소비가 심한 음식 문화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235-236쪽

희망을 잃는다면 삶을 계속 나아가게 하는 생명력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존재할 용기,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질을 잃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저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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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7-05-2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 할 내용이 정말 많은 책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