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에 합격한 딸의 어머니가 비관자살했단 소식이 오늘 신문에 실렸다. 

  14일 오후 8시45분께 서울 강동구 모 한복가게에서 여주인 윤모(40)씨가 장롱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딸 최모(19)양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 곁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네. 힘이 들고 날아가고 싶다. ○○(딸)아 미안하다”는 글이 적인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유족과 이웃들에 따르면 윤씨는 그 동안 딸의 대학 등록금을 준비하지 못해 고민해 왔다. 13일 고교를 졸업한 최양은 모 대학 미대에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한복 장사가 잘 안 돼 어려움을 겪어온 윤씨는 동사무소에서 학자금 대출 상담도 받았으나 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에는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등록금 500만원 시대. 입학금 포함해 500만원 이었다면 사립대 등록금 치고는 아주 비싼건 아니었다. 더구나 미대였다면. 아내는 한복가게 주인이고, 남편은 직업이 없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합격한 딸의 등록금을 대고 싶은건 어느 부모나 같은 마음일테지만, 누구나 다 이 돈을 마련할 수 있는건 아니다. 한학기 등록금 기본 500만원 시대, 예술대와 공대, 의대 쪽은 한학기 천만원까지 올라가는 학교도 있을 것이다. 그래 돈 없으면 오지 말아라, 그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지.

  영국, 미국의 대학 등록금이 그렇게 비싸다고 하지. 언젠가 한번은 영국의 여대생들이 누드화보를 찍거나 몸을 팔아 대학등록금을 마련한 비율이 적지 않다는 기사를 봤다. 이탈리아였던가. 어디 대통령 부인도 대학 때 스트립댄서로 아르바이트를 해 대학등록금을 벌었다고 했다지. 여대생들이 요즘 늘어나고 있는 비키니바나 섹시바, 후터스에서 일하거나, 일부가 포르노를 찍거나, 몸팔기 알바를 통해 돈을 버는 걸 마냥 비난할 수 만도 없게 되었다. 남학생들은 어떻게 대학 등록금 대야하나. 별 수 있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해야지.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돈 없어 대학 못갔던 7,80년대의 풍경을 다시 한번 눈앞에서 볼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버지의 말씀대로라면 자신은 공부를 꽤 잘했단다. 하지만 고졸이셨고 경찰에 들어가 일하셨다. 첫째 큰 아버지는 공장을 물려받았고 부모님을 모셨으며, 둘째 큰아버지는 대학을 갔다. 그리고 교수가 되셨다. 공장도 있고, 자녀 중 한 명을 대학에 보내셨을 정도면 가난하진 않았던거 같은데, 모두를 대학에 보낼 수 있는 형편은 아니셨던게다. 아마도 앞으로 자녀 중 한 명만 대학에 보내야할지도 모르겠다. 하긴 출산율도 내려가 거의 한 가구당 한 자녀 밖에 되지 않는가.

  한해 등록금 평균 천만원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냅다 뼈빠지게 일해 돈 벌기. 투쟁할 시간이 있으면 알바를 하나 더 뛰어라, 그것이 대학이 갓 들어온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수업이다. 냅다 뛰자. 새벽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아침엔 학교 가고, 오후엔 편의점, 밤엔 섹시바. 잠은 언제자. 공강시간에 자. 아마 이렇게 하면 점심 거르고, 하루 두끼만 먹는다는 전제하에,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OECD 최다 자살국가 1위에서 2위로 내려앉히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하까지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3월까지 자살자가 꽤 증가할 것이므로.  학생이 죽든, 어머니가 죽든, 아버지가 죽든.


* 이번 학기 대학원 등록금은 오백 구만 구천원. 천원을 뺌으로써 심리적 충격을 완화시켜줬다. -_-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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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 2007-02-16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학기 학자금 대출 받아서 다행이지, 만약에 탈락됐다면
학교 때려치우던가 죽던가 둘중 하나는 했을 거 같습니다.;
뭔놈의 등록금이 5년 동안 100만원이 오르는군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배우는건 똑같은데 말이죠...
돈을 받아 먹었으면 좀 투자를 해서 학교 시설을 좋게 해주든가
아니면 좀 더 수준높은 강의를 해주든가 해야 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 등록금 본전을 뽑기 위해 매일매일 학교 가서 공짜 인터넷을
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고, 쓰레기는 학교에 들고 가서
버리고, 물도 학교 정수기에서 떠다 먹는 생활을 하렵니다.
학교에서 하는 무료 공연이나 강연도 시간 되는대로 다 들어가고요.